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떠나있는 동안에 메르스 포격이 시작되어 아직도 창궐 중이다. 우찌~~
그곳 보도는 독한 감기 정도라고 했는데... 우리가 접하는 외신은 CNN의 번역본이니 시야를 넓혀야 한다지만 외국어 문맹이니.. 그림의 떡이다.
공항에 마스크를 한 몇몇을 보았다. 우리 일행 중 한명이 마스크를 하니까 "혼자만 살아보겠다고" ㅋㅋ
얄굿게도 이 대목에서 <혼자만 잘 살믄 뭔 재미여> 전우익 선생님이 떠오른다.
가족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나를 반긴 건 박스에 든 개복숭아다. 전날 당진의 지인이 보낸 택배다.
뜨끈뜨근하다. 열번도 넘게 씻었다. 우씨~~~ 우씨~~
그러나
저걸 한개 한개 따서 부쳐준 분의 손길을 생각하며 고개를 깊이 숙인다.
올해는 매실도 안 담으려고 했는데... 귀한 걸 얻었다. 감사, 감사 ^^
남편은 생전 처음 설거지하고 달걀을 삶았다고 자랑이다. 준비해 놓고 간 국과 반찬도 잘 챙겨서 어른들 드렸다고.
동서가 하루 자고 가서 남편은 친구집에서 하루 자고 오고, 내 생각에는 주부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를 보며 많이 느낀듯 하다.
아들 며느리가 하루 다녀가고...
생각대로 내가 없다고 무너질 일은 아무것도 없다. 약간의 불편함과 더 큰 자유로움이 있었을 것을.
다음 여행지를 묻는 남편을 보며 제대로 세뇌시킨 뿌듯함이 몰려온다. 우하하하 ~~
내 역마살을 인정하는 남편, 또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