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 / 임후남
음모 임후남 방을 쓸다 음모를 만났다 한번 구부러져 다시는 펴지지 않는 인생 같은, 누구도 잡아당겨 펴주지 않는 인생 같은, 엎드려 있다 저 혼자 튀어나온 인생 같은, 근대 누구의 것인가, 저 음모는 누구를 향한 음모인가 방바닥 여기저기에서 솟아오르는, 치워도 치워도, 여기저기에서 튀어오르는 내 인생에 함부로 끼어드는 저 음모들은 당당한 음모들 사이에서 무안하기만 한데 분노조차 못하도록 길들어진 나는 주눅든 발꿈치 올려들고 방바닥을 쓸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