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보고 싶었다

칠부능선 2015. 8. 4. 21:49

 

 일주일 만에 어머니께 갔다.

 이삼 일만에 갈때 마다 오지말라고 하셔서 주기를 일주일로 잡아보았다.

 아들이 거의 매일 다니다가 사무실에 눈치 보여서 자제를 하는 중이고...

 

  어머니가 "보고싶었다"고 하신다.

  아들이 그리 자주 다니고, 어제는 다섯째 이모와 큰이모 딸과 외손녀가 다녀갔는데....

  그런 사람은 다 소용없고 큰아들, 며느리가 보고싶다고 하신다.  (편애는 어머니의 지병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다.

  목욕도 귀찮을 정도로 자주 시켜주고 친절해서 좋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아닌 건가.

 

  내 마음이 참 그렇다.

  그냥 모시고 오면 딱 좋을 것 같은 마음.

  김치 담을 때가 되었는데.손에 일이 안 잡힌다. . 

  간 보며 맛있다, 맛있다. 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니 김치 담기가 싫다.

 

 아버님은 여전하시다. 저 건강도 하루 아침에 어긋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서글프다.

 요양원에 가신지 한 달이 되었는데 거꾸로 가는 느낌.

 시간이 더 필요한가. 무덤덤한 일상이 되려면...

 

 웃음이 없어졌다.

 아, 어머니께 태경이가 삼촌한테 한 말을 전하니 활짝 웃으셨다.

 우리 집이 늙었다는 말에도 웃으시고. .

 

 

 

 

2007년, 어머니 팔순 가족여행 (일본, 주젠지코)

10년도 안된  날인데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 다음 해에 쓰러지셨다.

 

 

 

 

 

죽음을 향해 가는 노정이 삶이라는 생각, 나 자신의 일에는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일에는 속수무책이다.

속수무책이 최고의 대책라고 호기부리던 때가 그립다.

노인은 나의 미래,

그 미래가 코앞에서 난감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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