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가 익어간다고 기별이 와서 친구 농장에 갔다.
복숭아가 제법 맛이 들었다. 그래도 모두 따기는 이르다. 사과도 아기 사과인데 맛이 난다. 참으로 기특하다.
새들이 쪼아 먹은 것은 더 달다. 영리한 눔들...ㅋㅋ
친구가 먹는 것 보다 나누는 게 더 많듯이 나도 한번 수확을 해 오면 먹는 것 보다 나누는 게 더 많다.
친구에게 나눔의 기쁨을 주면서...
인도에서 만났던 당당한 거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가 네게 적선의 기회를 주어 복을 짓게 하니 고마워해라. 뭐 이런 표정.
나도 첫 나눔의 기쁨을 경비아자씨와 누렸다.
하지만 이런 생물을 나누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손질 안하고 바로 먹는 것은 상관없지만 손질을 해야하는 푸성귀들은 바쁜 사람들에게는 성가신 일이다.
어쨌거나 ... 난 아직 이런 일이 즐거운 게 다행이다.
사과는 아직 멀었고..
요 애기 사과는 이게 다 익은 듯하고
고라니가 내려와서 땅콩밭을 시식하고 있단다.
쥔장이 맛도 보기도 전에... 할 수 없이 망을 쳤다.
이것이 여주 땅콩인거네... 으흐흐흐. 처다만 봐도 흐믓하구만.
완벽하게 익은 좋은 놈만 따라고 한다.
여리여리 이쁜 놈
구여운 놈
쥔장은 텃밭이라고 하지만 이건 텃밭 수준이 아니다. 내게는 완전 농장이다.
이제 과일나무까지 있으니 완벽한 농장. 맞다.
신발에 흙 묻는 걸 싫어하는 남편은 친구 덕에 많이 변했다. 깻잎도 열심히 따고...
농장도 텃밭도 내 것이 아닌 친구 것이 더 좋다. 얌통머리 없다고 흉봐도 할 수 없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