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동병상련

칠부능선 2015. 10. 4. 00:00

친구 Y도 시어머니가 요양원에 가고 우울해 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 성남시청에서 전인권 공연이 있다는 걸 핑계로 불러냈다.

 

평생 손에 물 안 묻히고 산 친구의 시어머니 삶을 들으니 신기하기만 하다.

하기는 결혼하고 이 친구 반포 집에 놀러가니 일하는 사람에 아기보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이 친구도 손에 물 묻히고 산 게 몇 년 안 된다.

어마무지 물려 받은 재산을 자식들은 모두 까먹고 지금은 나와 비슷하게 근근 살아간다.

그래서...  부모 재산이 자식을 망칠 수도 있다는.

물려줄 큰 재산이 없는 걸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겠다. ㅋㅋ

 

세상 풍파를 겪지 않은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천진한가 보다.

친구 시어머니는 지금 요양원에서 가장 착한 할머니란다. 눈만 마주치면 방긋 웃는 거 말고는 하는 게 없단다.

친구 역시 긍정적이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앞으로는 뭔가 몰두할 일이 있었음 좋겠다.

 

 

정원이 근사한 곳에서 아이스크림과 파스타로 이른 저녁을 먹고,

전인권 공연을 봤다.

54년생인 전인권은 흰머리를 뒤로 묶었는데.. 몇 년 전에 볼 때 보다 좋아보인다.

내내 앉아서 노래 부르고, 가사도 놓치고, '늙으니 좋다'는 말을 하는 게 웃겼다.

나랑 한 살 차이인데... 

 

밴드의 실력들이 출중했다. 리드보컬인 신중현의 둘째 아들 신인철이 노래 두 곡을 불렀다. 피의 대물림.

두어 번 일어서고 박수는 무진장 많이 치고...  친구가 제대로 즐기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몸과 맘의 건강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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