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 동안 살림 고수가 되었는데도 왜 이리 맘이 많이 쓰이는지...
몇 해 전부터 나 혼자 하던 일인데..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일할 기분이 안난다.
전날 아들과 며느리가 일찍 왔다. 과일 잔뜩하고 떡과 전을 사왔다. 아, 일거리가 절반으로 줄었다. 전을 간단히 하고...
어머니께 갔다. 추석 음식을 먼저 시식시켜드리고, 오니 마음이 좀 낫다.
아들이 저녁 8시에 <사도>를 예매해 두었다. 일은 일찌감치 끝내고 저녁을 먹고 야탑cgv에 갔다.
이준익 감독은 남편 지인의 동생이다. 그렇잖아도 가 볼 생각이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이미 다 아는 스토리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그런 영화.
송광호와 유아인의 명품 연기가 볼거리다. ~~ 나는 계속 수원 화성과 정조대왕을 생각했다.
인간은 원래 가엾은 존재다. 왕도 신하도, 백성도... 연민 없이 우찌 살아내겠는가.
내게도 추석 전날 영화를 보는 일이 가능해졌다. 놀라운 일이다.
추석날 큰댁과 작은 집 이쁜 조카 부부들... 아침을 먹고 어머니를 뵈러 가고... 2시 전에 모두 떠났다.
동서 부부는 안 왔다. 아프다고.
저녁에 친정행.
큰언니와 조카 가족들, 세째 오빠와 양주 한 병을 비우고... 나도 한 잔.
저녁을 먹고 언니는 떡과 전을 푸짐하게 싸주고.
잘 다녀왔다.
내일 오후에 딸네 식구가 와서 자고 간다고 했다. 모레가 되어야 추석행사가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