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속 들여다보기

칠부능선 2015. 10. 2. 18:59

 

난생 처음,

억지 잠을 자며 내 위를 들여다 보았다.

오래 전에 십이지장궤양을 앓았으며 완치된 흔적이 있다. 지금은 식도염이 있다고 한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이 증상은 남편이 평생 앓고 있는 병이다. 십이지장궤쟝과 식도염.

나는 아무 증상이 없는데.. 그는 늘 괴롭다고 한다.

내 무심한 반응에 내 위는 스스로 앓고 또 완치까지 했다는 것이다.

 

나는 자연치유력을 믿는다.

거의 모든 병이 면역력만 지켜주면 스스로 회복한다고 믿는다.

암에 걸려도 나을 사람은 낫고, 갈 사람은 간다고 생각한다. 병원 치료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산부인과 검진에서

내 자궁에 혹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고, 의사는 6개월에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데 2년만에 확인한 거다.

알고 있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서 무엇하나.

혹여 그것들이 자라서 나쁜 기운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10여 년 전에 대학병원 의사는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급하면 절차 거치지 말고 오라고 명함까지 줬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때는 폐경을 기다리던 때다.

이제 기다리던 폐경, 아니 완경. 어쨌거나 일을 다 마쳤다.

그런 자궁이 대견하기만 한데 더 이상 뭘 바라겠는가.

 

몸에 대한 충성을 다질 때가 있었다.

이제 그냥 몸을 편하게, 게으르게 두고 싶다.

참으로 동동거리며 지나왔다. 아직 길 끝이 보이지 않지만...

 

 

 

 

 

                              두 번째 산티아고를 걷고 있는 친구가 보내온 사진이다.

                              걷고 걸으며 내 소원도 빌어주겠다고 했지. ㅎㅎ

                              나는 아직 50일 집 비울 자신이 없다. 먼저 몸을 만들어야겠지만. 아니, 용기가 먼저이기도 하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간지점에서  (0) 2015.10.18
동병상련   (0) 2015.10.04
한가위  (0) 2015.09.27
어쩌나  (0) 2015.09.25
뮤지컬 <아리랑>   (0) 201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