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친구 ㅇ때문에 심란해서 잠을 설치고 마음이 무거우니 바로 감기가 왔다.
이제 천진무구하면 안되는 걸 모르니.
빛나던 너의 모습과 이상은 어디로 갔니.
몸과 정신의 불화가 세상과, 가족과의 불화로 이어진 거지.
처음부터 주던 사람은 끝까지 배풀고 주어야 편안하단다.
예전에 주었으니 이제 너희들이 나를 보살펴야지, 생각하는 순간 얽히는 거지..
참 몹쓸 법칙이지.
내 조언을 바라지말고, 너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하렴,
너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 낸 대단한 사람이야. 지금도 네 통찰력과 지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그것이 네 생활과 이어지지 않아서 괴로운 거지. 이건 몸의 문제와도 같아.
심오한 생각보다 단순하게 몸을 움직여야 해.
넌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야.
둘이 있어도, 넷이 있어도 더 외로울 수 있어. 그게 더 가혹한 걸 너는 꿈에도 모르지.
이젠 홀로, 외로움과도 친해야 해.
너를 지키고 결정할 사람은 너 자신이야. 누구도 네 기둥이 될 수 없어. 넌 할 수 있어.
예전에 넌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
너를 통해 마인트콘트롤을 알게 되었고,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책은 거의 네가 선물하거나 권해준 책이었지.
명동성당에서 함석헌옹을 만났고. 넌 내게 색다른 세상을 알려줬지.
아, 가톨릭에 입문한 것도 너로 인해서지.
사람이나 사랑은 내가 굳건히 서 있을 때 찾아온다는 걸... 너도 알지. 괜히 투정부린거지.
네가 믿는 하느님이 너를 무척 사랑하시는 걸 나는 알아.
네게 준 많은 것을 행복하게 누리기를.
난 너를 믿어.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고 ~~' 난 왜 구차하게 이것 밖에 모르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