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316

다시 사랑을 / 오봉옥

다시 사랑을 오봉옥 1 쉰을 넘으니 하루하루가 뜨겁다 내 가슴은 시방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오늘은 어디에 눈이 팔릴지 몰랐다, 반체재 인사라던 내가 이 땅이 좋아 끙끙 앓게 될 줄은 저물어간다는 건 슬픈 일만도 아니다 축복이다 몸이 사위어가니 마음의 눈도 생긴 것 내 발걸음은 시방 가젤의 발걸음보다 가볍다 2 가녀린 꽃들이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해도 알 수 없는 시절이 있었다 꽃이나 보고 산다는 건 시치였으므로 스치면 베일 것 같은 눈빛으로 세상을 살아가야만 했으므로 어둑발 속에서 자신을 지운 나무들은 떠오르는 별을 바라보며 내일을 기약한다지만 난 아무런 기약도 없이 돌멩이를 집어 던졌다 꽃보다 짱돌을 믿던 시절이었다 3 서른이 지나도 마흔이 지나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누가 허공 속에 숨겨 두었는지 별 ..

시 - 필사 201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