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618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연민 COMPASSION. 사랑의 대상이 사랑의 관계와는 무관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불행하거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끼거나 보거나 알 때, 사랑하는 사람은 그에 대해 격렬한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1. “그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우리가 그를 느낀다고 가정한다면 -쇼펜하우어가 ‘연민(compassion)’이라 부르는 것, 혹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고통 속에서의 결합, 고통의 일치라 할 수 있는 것- 그가 자신을 미워하면(파스칼처럼) 우리 또한 그를 미워해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이 환각에 시달리거나 미칠까 봐 두려워한다면, 나 또한 환각해야 하고 미치광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의 힘이 어떠하든 간에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끔찍한 일이기에 나..

놀자, 책이랑 2006.06.12

다리

다리 - 이성선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서 허전하게 남아 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Gerhard Richter Inti Illimani - My Sorrow * 내 生에 너무 빨리 지나버려 외로웠던 시간이 언제였나. 너무 빨리 스쳐 누군가를 외롭게 했던 시간은 언제였나 내 生에 다시 다리앞에 다다른다면 천천히, 다리 아래 물소리 들으며 아주 천천히, 다리 위 하늘에 그림도 그리리다 숨차게 내달린 내 시간들을 애도하며.

놀자, 책이랑 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