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7

시청 앞에서

어젯밤 시청앞에 있었다.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치는 친구 곁에서 나는 촛불만 흔들었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아이들은 광우병을 들고, 각 직장의 비정규 투쟁사업장의 공동 집결지로,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노동자의 힘'에서는 공기업 민영화에 반대하고, 노동해방실천연대에서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영리병원 허용 반대, 미친교육, 미친등록금, 청년실업을 끝장내야 한다고 ... 명박산성에 맞설 성을 쌓을 모래 차가 오다가 경찰과 대치중이라고 건장한 남자들의 지원을 부탁했다. 우르르 일어나 나가는 모습들.. '명박퇴진'을 외쳤지만 쓸만한 다음 타자가 있는가. 작가는 현장을 담아두어야 한다고 했지. 눈으로 가슴으로... 한국작가회 깃발이 보인다. 친구가 빠르게 전교조의 깃발 곁으로 간다. 바람이 불었다. ..

심란모드

새벽부터 온 집안에 불이 켜졌다. 3개월 들랑거리던 딸이 안사돈과 떠나는 날이다. 7개월 배불둑이를 이국으로 떠나보내는 맴이 편치않다. 공항에는 사돈댁 식구들 총집합이다. .... 용감, 씩씩하기만 하던 사돈이 떠나면서 흘린 눈물때문에 자꾸 마음이 쓰인다. 돌아오는 길에 CGV에 갔다. 아들이 발권을 해주고 갔다. 저는 벌써 봤다면서... 냄편은 간간이 존다. 밤새 설친 잠을 예서 보충하다니. 내참.. 귀여운 푸 한테 얻은 교훈 - '하면 된다' '맘 먹기 달렸다' 그래, 맘 먹기 달렸다. 모두 잘 될거야. 몇 달만 지나면 된다. 내 노력 없이도 흐르는 것이 시간 아니더냐. ............. 혜민씨네 가서 낮술까지 한잔하고는 마음이 풀어졌는지 겨우 평상심을 찾은 듯 하다. 에고.............

엄마~

일년에 한번 아침밥을 하지 않고 거한 아침상을 받은 날이다.어머니가 요즘 무릎관절 땜시 병원을 자주 다니셨음에도 불구하고 한상 차려주셨다.평소 아침을 안 먹지만 오늘은 미역국 한그릇에 밥도 수북히 한그릇을 받는다.친구가 양재동 새벽시장에서 대가 굵은 붉은 장미를 한아름 사왔다.작년에는 보랏빛 장미였는데.백자항아리에 듬뿍 꽂고 남아서 크리스탈병에도 꽂았다. 거실이 환하다. 점심은 동서네서,저녁은 결혼식장에서.오늘 하루 밥하지 않고 지내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 엄마가 더욱 그립다.아들이 군대 있을 때 제 생일날 전화해서 낳아주셔서 고맙다고 했을때가 생각난다. 엄마~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미안해요. 엄마~ 보구싶어요. 근데 왜 이리 우울한겨...

줄줄이

어떤 일이건 졸지에 일어난다. 해산을 하러 온 딸이 사돈한데 인도되는 것도. 누구는 딸이 복이 많다하고, 또 누구는 내가 복 많다 하고.. 그 성질 좋은 언니가 방광암에 걸릴 것도, 수술후에도 철부지 모습 여전한 것도. 또 다른 병원에 있는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어떤 일이건 셋트로 온다고. 불행도 행운도... 교통사고에 허리디스크 수술까지 하고는 꼼짝 못하고 누워서 하는 말이 도통한 듯 너그럽다. 주변사로 허둥대는 나는 무언가 탁, 얻어맞은 느낌이 든다. 어버이날을 미리 챙겨받은 오늘. 아버님 어머니와 함께 아들한테 거한 점심 얻어먹었다. 무거워진 몸을 운동시키느라 율동공원도 한바퀴 돌고는 느리적거리지도 못하고 꽃가루 항쟁에 �겨오다. photo by Lara Jade Lisa Hannigan - La..

재미없는 세상

요즘 주변사 땜시 불행하다. 여리고 착해 보이던 후배가 이 세상을 버렸다. 금쪽같은 아들 둘과 남편을 두고... 무엇이 그를 급히 떠나게 만들었을까. 자꾸 어른거린다. 그의 수줍던 표정이... 친구가 파산지경에 다달았다. 남편의 무리한 투자때문에... 아직 공부시켜야 할 아이들이 둘이나 있는데. '돈을 잃는 건 작은 것을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건 큰 것을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건 모두를 잃는 것이다.' 휘트니스클럽 휴게소에서 본 문구다. 그러나 돌아보니 그 건강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제 시작하는 청년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어쩌나... 어째야하는가. Jingna Kent - So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