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아들 둘, 딸 둘

칠부능선 2010. 3. 22. 11:25

 

물푸레 마을에 갔다.

이쁜 이름처럼 산이 가까이 있어서 공기가 달랐다.

아이 넷을 혼자 손으로 키우는 아들의 선배집이다.

연년생 아들을 데리고 어찌 살지 걱정이 태산인 딸이 보고싶어해서 함께 갔다.

 

집안 곳곳이 잘 정리되어 있고, 위로 아들 둘은 펄펄 뛰고 난리부르스다.

가운데 딸은 완전 공주, 양산에 하이힐을 쓰고 얌전히 패션쇼를 한다.

막내 13개월 되는 딸은 낯가림 중이라 엄마한테 착 달라붙어 있다.

 

거실 두 면을 차지하는 어린이 책들은 서평을 써서 상품으로 탄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8시에 재우고, 새벽 6시 30분 기상시간까지가 엄마의 자유시간이란다.

첫아기 임신때부터 본 아기엄마는 여전히 예쁘고 씩씩하다.

전체적으로 몸무게가 불었지만 환한 웃음은 여전하다.

어쩌면 저렇게 성격이 밝을까. 볼 때마다 느낌이 변하지 않았다.

시댁이나 친정에서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처지를 생각하면, 때론 짜증이 나지 않을까 짐작해 보지만

어떤 그늘도 전해지지 않는다.

지우, 지민이. 제나, 제인이... 이름도 이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엄마는 아이 넷, 아니 큰 아들까지 다섯. 거뜬히 키울 것 같다. 해복하게

 

얼마나 힘들고 정신없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웃음이 절로 난다.

저출산시대에 애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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