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세째 오빠와 만나서 엄마를 찾아뵈었다.
난 속으로 " 엄마 ~ 오빠 아프기 전에 데려가세요. " 이런 소망을 빌었다. 그리고 일찍 간 조카 진상이 묘소를 찾아보았다. 조그만 조화 두 개를 사서 갈아 끼웠다. 난 이런 것도 안 했는데 조카 성상이가 시작한 일이다.
24일, 도곡동 숙부님 댁에 가서 숙부, 숙모님 모시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 대접하고... 인사를 전했다.
예전보다 건강해지신 숙부님이 놀랍고 반가웠다. 다시 말씀을 많이 하시는 걸 보니 마음이 좋았다.
한때 잘 못 걷고 말씀도 없어지셔서 ... 슬펐는데 다행이다.
25일, 아들 며늘이 받은 선물을 잔뜩 놓고 갔다. 바로 친구네를 나눠주러 다녀오고.
27일, 수필반 수업후, 편집회의.
집에 와서 선물을 챙겨서 언니네를 갔다. 언니가 일본 여행에서 어제 돌아와서 아직 음식을 못 했다. 이럴때는 내가 전이라도 부쳐서 음식을 갖다드려야 하는데... 이번에도 재료만 드리니 몹시 송구하다.
28일, 추석 전날
아들 며늘이 여러가지를 사왔다. 나박김치, 송편, 식혜... 동그랑땡 재료, 거의 완제품이라서 손이 가지 않는다. 같이 잠깐 전도 부치고, 내가 버섯, 호박, 녹두전과 갈비찜을 해 두었으니 큰 일은 없다.
저녁에 시누이 내외가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시누이네도 네 가족 일본 여행하고 어제 왔다고 한다. 요즘 일본에 한국인이 넘친다고... 몹시 더웠다고들 한다.
아들은 윗층 소음 때문에 3시 반에 잠들었다고 한다. 딸도 올때마다 잠을 설치는데...
난 아예 익숙해졌다. 가끔 자다가 벌떡 일어나긴 하지만...
29일, 추석
아점을 먹고, 새벽 운동 다녀온 남편은 한숨 자고 셋이 탄천을 걸었다.
2시경 딸네가 올 시간에 맞춰 들어왔다. 태경, 시경이 들어서니 집안이 그득하다. 사위와 태경이 대식가다. 덩치만큼 먹는다. 에피타이저로 전복 한 박스를 버터구이했는데 다 먹었다.
정종 댓병을 다 마시고... 아들네는 가고 딸네 식구가 하룻밤 잤다.
30일, 추석 다음날
친정 조카들이 왔다. 병원에 있는 민상이도 오랜만에 만났다. 친정의 아픈 손가락인데 얼굴이 맑아지고 몸도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천진한 말은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몇 해 전과 똑 같다. 조카 며늘들이 상냥해서 참 좋다. 여전히 서로 아재개그를 한다고 놀려대며. 이번에는 강아지와 애들이 안 와서 단출했다.
딸네 식구가 먼저 가고... 조카들도 친정 모임이 있다고 3시경 모두 일어섰다.
이렇게 추석은 지나갔으나 마음이 몹시 무겁다.
대장님이 4일날 호스피스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기적을 바랐는데...
웃으며 하느님 품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보시기 좋게'. 늘 하느님을 믿고 의지했는데...
전심으로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