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奇, 이용휴

칠부능선 2018. 11. 13. 13:52
   오래 전에 『나를 돌려다오』를 읽으며 만났던 이용휴,

   박동욱, 송혁기 박사가 풀어쓴 산문과 한문 원문과 해설을 썼다. 친절한 설명이 군더더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奇, 기이할 기'를 중심으로

   정약용은 기굴과 신교라고 하고

   이경유는 기매와 절속,

   김영택은 기궤와 첨신을 이용휴 문학의 핵심이라 평했다.

 

   괴이한 글, 괴상한 글이라는 평을 들은 이용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눈으로 발견해 낸

   또하나의 세상에 푹 빠져본다.

   『나를 찾아 가는 길』

   이용휴는 남 보다 나에 관심을 가졌다.

   그에게 문학은 자기 존재를 발견하고 확인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세상의 명예와 인정을 거부하고 나답게 사는 것을 택했다.

   그런데 발표된 글을 보니 거의 편지글과 축문, 송서, 기문이다.

   문학을 연으로 인간관계가 이어지고, 

   끼끗한  '제야문형'으로 살았다.

 

 

 



"나와 남을 마주 대하면 나는 가깝고 남은 멀다. 나와 사물을 마주 대하면 나는 귀하고 사물은 천하다.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반대로 친한 존재가 먼 존재의 명령을 따르고, 귀한 존재가 천한 존재의 부림을 당한다.

무엇 때문인가? 욕망이 그 밝음을 가리고, 습관이 참됨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이제 온갖 감정과 여러 행동이 모두 남들을 따라만 하고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한다.

심한 경우에는 말하고 웃는 것이나 얼굴 표정까지도 저들의 노리갯감으로 바치며,

정신과 사고와 땀구멍과 뼈마디 하나도 나에게 속한 것이 없게 되니 부끄러운 일이다. "

 

                   - <내 집에 세 들어 사는 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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