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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 / 문혜영

이 시집은 단정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뤄두었다. 왜관수도원을 가면서 이 책 한 권을 넣었다. 오후에 도착해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딱딱한 의자에 앉았다. 소박한 나무 책상에서 바른 자세로 앉아 읽어내렸다. 문혜영 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니 더 속이 쓰린다. 그저 주신 시간이 아니다. 무슨 큰 뜻이 있어 이리 연단하시는지... 그 뜨거운 숨결에 나는 머리를 조아린다. ​ ​ * 시인의 말 ​ 마법 같은 내 인생에 또 한 번의 봄을 허락하셨다. ​ 생명을 통째로 삼켜버릴 듯한 맹수의 숨결, 그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수년째 마주하고 있다. 그 두려움으로 때론 단단한 얼음이 되고 그 고통으로 때론 하얗게 재가 되지만 그 무지함 앞에선 늘 헐벗은 알몸이 된다. ​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 그를 다스려..

놀자, 책이랑 2024.04.11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2박

8일 아침 서울역. 밤새 뒤척이며 몇 번을 깼다. 버스를 타고 일찍 도착해서 서울역 2층 구경을 하고~ 그 시간에도 많이 북적였다. 장 선생을 만나 예약해둔 9시 7분, 새마을 열차을 탔다. 얼마만인가 이 낭만적인 기차를 타는 게... 이야기에 빠져 12시 22분 금새 도착했다. 착한 가격에 맛도 있는 칼국수와 만두로 점심을 먹고 수도원을 걸어서 갔다. ​ 오래 전 불이 났다는 이곳, 구 성당은 그대로 있다. ​ 대성당, 이곳에서 미사와 기도, 식사를 한다. ​ 여리여리 연두~ 생명의 기척이 척척~ 베네딕도 수도원의 지표인 듯, 공방에서는 연신 기계소리가 난다. 분도출판사도 운영하고 부어스트라고 독일식 소시지도 만든다. 규모도 크고 부자 수도원이라고 한다. 거의 콘도 규모로 피정의 집을 신축공사하고 있고..

낯선 길에서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