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아침 서울역.
밤새 뒤척이며 몇 번을 깼다. 버스를 타고 일찍 도착해서 서울역 2층 구경을 하고~
그 시간에도 많이 북적였다.
장 선생을 만나 예약해둔 9시 7분, 새마을 열차을 탔다. 얼마만인가 이 낭만적인 기차를 타는 게...
이야기에 빠져 12시 22분 금새 도착했다. 착한 가격에 맛도 있는 칼국수와 만두로 점심을 먹고 수도원을 걸어서 갔다.
오래 전 불이 났다는 이곳, 구 성당은 그대로 있다.
대성당, 이곳에서 미사와 기도, 식사를 한다.
여리여리 연두~ 생명의 기척이 척척~
<일하고 기도하자> 베네딕도 수도원의 지표인 듯,
공방에서는 연신 기계소리가 난다. 분도출판사도 운영하고 부어스트라고 독일식 소시지도 만든다.
규모도 크고 부자 수도원이라고 한다.
거의 콘도 규모로 피정의 집을 신축공사하고 있고, 도로변에는 카페를 겸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갓을 쓴 외방 신부님
1인실 방은 정갈하고 소박하다. 침대와 책상이 있고, 욕실이 있다.
바로 복도 끝, 휴게실에는 차를 마실 수 있다.
책상 위에 있는 시간표. 이 시간 5분 전에 댕댕~댕~ 종이 울린다.
저녁기도에 신부님 39 명.
저녁식사, 끝기도까지 참여.
식사가 맛있다고 하니 수사님이 이곳이 '왜관 맛집'이라고 하신다.
첫날 꿀잠을 자고 ~
미사 시간에 장엄한 광경, 43명의 신부님이 등장.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듯.
울림이 깊다.
아침식사는 소시지와 식빵, 사과, 토마토. 치즈, 감. 계란후라이, 목장우유... 맛집 맞다.
식사 후 이곳에서 커피타임. 가운데에 하늘이 보인다.
문혜영 선생님 시집 한 권만 가져왔다. 멍때리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바로 다 읽었다. 투병기도라고 해야할까. 수도원의 기운을 전하고 싶다.
기념품 가게를 돌아봤다.
분도출판사 책들이 참 짱짱하다.
안셀름 그륀의 책이 열 권 넘게 줄지어 있다. 그 중 한 권을 데려왔다.
이 책도 연신 끄덕이며 후다닥 읽고.
너무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이곳에서 지금 이 마음에는 지극하게 들어온다.
색상도 장정도 이쁜 책들
이곳에 온 독일 신부님들이 고향의 맛을 그리며 만들기 시작했다는 소시지다.
가방에 들어가는 만큼만 사왔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2박 3일이 후딱 지나갔다.
10일, 선거일 저녁에 집에 도착하니 남편은 개표실황 보느라 분주하다.
출구조사에 미치지 않는 결과지만, 가슴을 쓸어내린다.
변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개혁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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