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가 사는 벌링턴의 묘지 공원이다.
유럽에는 곳곳에 자그마한 묘지들이 동네 가운데 있는데 이곳에서는 묘지를 쉽게 볼수가 없었다.
내가 궁금해 하니까 마을 끝에 떨어져 있는 이곳에 일부러 왔다.
길 왼쪽과 오른쪽의 묘지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왼쪽은 바닥에 납짝 엎드려 간결하고 조촐하다.
길 오른편은 세워진 비석도 크고 추모의 흔적들도 화려하다.
왼쪽 동네, 참 소박하고 정스럽다.
부부가 함께 있는가 보다. 외롭지도 않겠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 정도면 좋겠네.
한 사람만 먼저 가고 아직 남아있다.
잘 살아내고 있겠다
아, 너무 아까운 짧은 생이다. 천사들과 친구하겠네.
공원 관리소인지.... 사람은 보이지가 않는다.
오른쪽 동네는 화사하다. 뭐 이런 호사도 나쁘진 않다.
산자를 위한 위로니까.
이건, 짧은 생이라고 말할 수도 없네.
천사인 그대로 데려가 버리셨네.
한적하게 누워있는 아기 천사, 금 간 제 몸도 좋단다. 저 그윽한 미소.
언제부터인가 묘지가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모든 것 벗고 완전한 휴식에 드는 시간이란 생각이 들어서 인지.
그러고 보면 지금 내 생이 내 뜻과 달리 너무 번다하다.
오래전에 요절은 넘어섰다.
반백년을 훌쩍 넘었으니 어찌보면 대견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