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오늘 밤이라구

칠부능선 2008. 5. 17. 00:41

 


    * 요즘 너무 고단하다.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면서...
    수척해졌다는 말을 자꾸 듣는데  내가 봐도 눈이 쾡해졌건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이 부산함에서 어서 놓여나고 싶다.

               

               


              Francis Bacon





              The Czars - Drug




              The Czars - Little Pink House





                      유대인 창녀 마리 산더스에 관한 담시


                      - 베르톨트 브레히트


                      1.

                      뉘른베르크에서 법 하나 제정되었네,
                      잘못된 남자와 침대에 누워 있던
                      몇몇 여자들은 그 때문에 눈물 흘렸네.
                      도시 근교에서 고기 값이 오르고
                      북소리는 권력과 함께 울리지
                      천국의 신, 그들이 무언가 계획했다면,
                      그건 오늘 밤 일일 테지.


                      2.

                      마리 산더스, 너의 연인은
                      너무 까만 머리칼을 지녔어.
                      어제는 그와 함께 있었지만, 오늘은
                      그에게 가지 않는 게 나을 거야.
                      도시 근교에서 고기 값이 오르고
                      북소리는 권력과 함께 울리지
                      천국의 신, 그들이 무언가 계획했다면,
                      그건 오늘 밤 일일 테지.


                      3.

                      엄마, 나에게 열쇠를 주세요,
                      모든 게 그다지 심각한 것은 아니에요.
                      달은 항상 동일하게 비쳐요.
                      도시 근교에서 고기 값이 오르고
                      북소리는 권력과 함께 울리지
                      천국의 신, 그들이 무언가 계획했다면,
                      그건 오늘 밤 일일 테지.


                      4.

                      어느 날 아침, 아홉 시 정각
                      그녀는 도시를 가로질렀다
                      속옷 차림으로, 목에는 팻말 하나,
                      머리칼이 잘려나갔다.
                      골목은 환호했다. 그녀는
                      차갑게 응시했다.
                      도시 근교에서 고기 값이 오르고
                      칠장이는 오늘 저녁에 연설한다.
                      위대한 신이여, 그들에게 귀가 있다면,
                      인간이 무얼 요구하는지 알아차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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