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287

서울둘레길 10 (7-1)

비 예보가 있지만 8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판교역에서 신분당선 합류, 두 번 환승해서 가양역에 도착. 가양대교를 걸어서 건너는게 오늘의 하이라이트? 91세 김관두 선생님은 여기까지가 오늘의 목표다. ​ 다리 한 가운데서는 좀 흔들리는 느낌도 받았다. ​ ​ ​ 천천히 잘 걸으셨다. ​ ​ ​ ​ 가양대교를 건너고 단체사진 ​ ​ ​ 메타세콰이어길 ​ ​ ​ ​ ​ ​ ​ ​ ​ ​ ​ ​ ​ ​ ​ 오래전에 시반에서 소풍왔던 곳이다. 저 평상에 앉아 합평도 하고 밥 먹고... ​ ​ ​ ​ ​ 이 후에는 예보대로 비가 내렸다. 얌전하게 조금씩 와서 내 비옷은 잠시 입었다 벗었다. 오는길에 약수역에 내려 막국수와 만두, 막걸리를 마시고 헤어졌다. 서울둘레길 걸으며 지하철을 정말 많이 탄다. 온갖 노선을 ..

낯선 길에서 2023.07.04

서울둘레길 9 (6-2)

일욜 아침, 딸네 식구가 다 자고 있는 새벽에 일어나 먹을 것을 대충 챙기고 보낼 김치도 아이스박스에 넣어두었다. 태경이 시경이한테는 용돈 넣은 봉투도 써놓았다. 평소에는 아침을 안 먹지만, 딸이 끓여온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고 8시 30분에 집을 나왔다. ​ 구일역에서 가양역까지 평지로만 10 km 정도를 걷는 날이다. ​ 내내 서울서 살았지만 못 가본 곳이 이렇게 많다. 지하철도 여러번 환승하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평생 못 가볼 동네들을 걸어다닌다. ​ ​ ​ ​ ​ ​ 숲길 정자에서 세 번 쉬면서 과일과 감자떡, 와인, 육전, 커피... 포식을 하고. 먹기 바빠서 사진이 없다. ​ ​ ​ ​ ​ ​ ​ ​ ​ ​ ​ ​ ​ 땡볕도 걷고 ​ ​ ​ ​ 스템프도 두 번 찍고. ​ 가양역에서 냉면을..

낯선 길에서 2023.06.18

여주

올해 처음 농장에 갔다. 앉아서 얻어먹는게 미안하던 참이다. 그래봤자 농장에 와서도 가져올 것을 따는 게 고작이다. 복숭아 옷을 입고, 올해 배는 전멸이란다. 낙과는 거름이 되려나 . 매실이 조롱조록 열렸다. 크고 좋은 것만 따서 한 봉지 담았다. . 올해 새로 심은 바질과 비타민에 꽃이 피었다. 어린 호박은 아까워서 안 땄다. 잘 익은 보리수, 이름보다 맛은 별로 푸짐한 수확물에 감사, 감사~~ 급한 성질에 어젯밤 칼로 져며 매실장아찌를 만들었다. 애도 성질이 급한지 아침에 벌써 색도 변하고 부글거린다. 하루 정도 더 있다가 푸른기가 가시면 걸러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신화백이 다듬어 준 대파로 김치를 담았다. 양념 범벅이다. 농장에서 가져온 건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 나는 허리 굽혀가며 거둔 수고 ..

낯선 길에서 2023.06.11

양양 1박

금욜 아침 6시 30분 남편의 절친, 김 샘 부부가 우리를 픽업했다. 내린천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한적한 물치해수욕장에 가서 맨발 걷기를 했다. 친구 부부는 요즘 동네 운동장 맨발걷기로 건강이 좋아진 걸 경험하고 우리에게 강추다. 코로나19를 극조심하고, 또 호되게 앓고 몇 년 만에 함께한다. ​ ​ ​ ​ ​ 오랜만에 간 속초해수욕장은 뭐가 많이 생겼다. 주변에 큰 건물들이 늘어섰다. 옛정취는 찾아볼 수 없다. ​ ​ ​ ​ ​ ​ ​ ​ ​ 바닷가 통나무집에서 1박 ​ ​ ​ ​ ​ 한쪽엔 어둠이 조신하게 내리고 ​ 한쪽 하늘에 대형 화폭이 펼쳐지고 ​ ​ ​ ​ 새벽에 친구 부부는 나란히 해변을 거닐고 우리도 따라서 좀 걷고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조촐하게 나왔는데도 식성이 좋은 건지 ..

낯선 길에서 2023.06.11

부산 2박

​ 시누이네랑 수서에서 10시 출발 SRT를 탔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내일 7시에 집결하라는 국제항터미널을 확인하고~~ 택시로 국제시장에 내려, 남포동, 광복동, 자갈치 시장을 돌아봤다. 시장은 언제나 싱싱하다. 한바퀴 돌고 올 때는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 앞 숙소로 왔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일본 체인이라는 토요코인 부산역점은 작지만 깔끔해서 기분이 좋다. 짐을 풀고 근처 차이나타운에서 저녁을 먹었다. 56도 이두과주와 팔보채, 짜장면으로. 부산 사투리가 사방에서 난사, 왁자지껄하다. ​ ​ 작은 호텔에 요렇게 책을 두었다. 최고의 인테리어다. 다음 날 호텔 조식도 간단하면서도 먹을만하다. 가격대비 훌륭하다. 시간도 넉넉하게 출발했다. ​ ​ ​ 쓰시마 아일랜드에서 1박을 하고 부산으로 돌아오니 이곳도 비..

낯선 길에서 2023.06.03

쓰시마, 쓴맛으로 시작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9시 10분 출발한 니나호는 타자마자 울렁우렁~~ 1시간 30분 동안을 화장실에서 변기를 부여잡고 휘청거렸다. 난생처음 최강 배멀미로 화장실을 오는 동안 어디에 부딪쳐 멍도 들었다. 아직도 만지면 아프다. ​ 강력한 쓴맛을 보고 쓰시마에 입성. 시누이 부부와 우리 부부, 울산에서 온 7인, 일행이 11명이다. 오랜만의 패키지다. 신부님을 모시고 온 자매님들은 연신 하하호호 명랑하다. 신부님은 뇌경색이 두 번 와서 언어장애가 있어 이른 은퇴를 하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신다. 말씀은 어눌하지만 내용은 야물다. 늙어서 혼자 사는 건 너무 안 좋은 일이라며 아내한태 잘하라고 한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우두머리는 강하면 안된다는 말씀도... 김자남, 특이한 이름의 가이드는 차분하면서 친절하다...

낯선 길에서 2023.06.03

서울둘레길 8 (5-2)

판교역에서 9시 32분 합류, 관악산공원입구 - 호압사 - 석수역까지 걸었다. 처음으로 식당을 가지 않고 산에서 점심, 난 연잎밥을 준비했고, 찰밥, 오징어 전복 볶음, 와인과 과일로 든든하게 먹었다. ​ ​ ​ ​ ​ ​ ​ ​ ​ ​ ​ ​ 스탬프도 두 번 찍고~ ​ 우여곡절 후, 새롭게 화이팅! ​ ​ ​ ​ ​ 하산 후 석수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기형도문학관을 갔다. ​ ​ 기형도를 업어서 키웠다는 7살 위인 큰 누님 기향도 님이 우리를 맞아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울컥울컥 했지만 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 ​ 시인을 증명해주는 '상패'가 있다. ​ 난 이 공간이 맘에 든다. 혼자 한참 있으면 영감님이 오실 것도 같은... ​ 테마를 가지고 촘촘히 잘 꾸며놓았다. ​ ​ 2층에는 북카페와..

낯선 길에서 2023.05.22

계족산 황톳길

목욜 8시 정자역에서 6인 출발. 카니발로 전용차선을 타고 달리니 후딱 대전에 도착했다. 주차장과 주변 공사중이다. 황토 길이 잠깐 있는 줄 알았는데 계족산 둘레를 빙 돌아 황톳길로만도 걸을 수 있게 해놨다. 우리는 정상을 향해 걸었다. 완만한 길이다. ​ ​ ​ 선양소주 조웅례 회장의 봉사심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내가 좋은 것을 대가없이 남과 나누는 이 선한 마음에 축복을 빈다. ​ ​ ​ ​ ​ ​ ​ ​ ​ ​ ​ ​ ​ 계족산성에 올랐다. ​ ​ ​ ​ ​ ​ ​ ​ ​ ​ ​ 이 뷰때문에 오르고 오르는 것 아닐까. ​ 아카시아꽃잎이 눈처럼 내렸다. ​ ​ ​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서 육각정에서 점심을 먹었다. 홍어회에 주먹밥, 떡, 과일... 오늘은 술이 없는, 진수성찬~~ 쌀랑했던 날씨때문에 사..

낯선 길에서 2023.05.20

'놀자 ' 산방

비평지 창 편집회의를 경기도 광주 놀자님댁으로 갔다. ​ 작업실과 집이 안으로 통해 있다. 마당도 집도 모두 간소하고 정갈하다. 놀자님의 성정이 그러리라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단정하다. 대단한 내공을 다시 느꼈다. 버리고 비우며 꽉 찬. 초록으로 건너가고 있는 나무들을 가까이 보고 오니 마음에 푸른 물이 든 듯. 보~~람된~~ 이런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 ​ ​ ​ ​ ​ ​ ​ ​ 이렇게 깔끔한 작업실은 처음 본다. ​ ​ ​ ​ ​ ​ 류정애 국장이 찍은 사진 ​ 대문에서 류 국장이 ​ ​ ​ ​ ​ ​ ​ ​ ​ ​ ​ ​ ​ ​ ​ ​ 오이집이다. 마당도 텃밭도 정갈하다. ​ ​ 이야기하면서도 연신 풀을 뽑는 놀자 님 ​ ​ ​ ​ ​ ​ 놀자님 짝지인 연주씨 맑은 모습이 여전해서 좋았다...

낯선 길에서 2023.05.16

강화도 기행

토요일, 수필반 15인이 8시 수내에서 대절 버스에 올랐다. ​ 강화도 처음 도착한 곳은 평화 전망대 ​ 학생모드로 단정히 앉아 설명을 듣는다. 북녁이 이렇게 가깝게 있다. ​ ​ ​ 교동도 대륭시장을 돌아보고 연산군 유배지를 가는데 입구에 화개정원이 오늘 오픈이다. 허허벌판이었다는 풍경이 더 어울릴 듯, ​ ​ ​ ​ ​ ​ ​ ​ ​ 강화, 일억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에 있는 용흥궁, 철종의 어린시절, 강화도령의 생가터를 돌아보다 ​ ​ ​ 집마다 우물이 있다. 이곳에 들어가 목욕하면 좋겠다는 회장님 ​ 외포리에서 젓갈을 사고... 차로 석모도를 한바퀴 돌았다. 논이 많은 것과 낮은 산이 멋지다. 교동, 강화, 석모도가 이리 넓은지... 다리로 이어진 섬들을 차를 타고 점만 찍었다. ​ 오늘의..

낯선 길에서 202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