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을 수 있는 두께지만 아껴서 읽었다. 강건모는 10년 전 내 세 번째 책을 만들어준 편집자다. 지금은 그 출판사를 떠나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그때 첫 느낌이 깜짝 놀라게 수려한 용모였다. 게다가 유능하고 친절했다. 그는 제주에 자리를 잡았다. 격렬하나 고요하게... 궁금했던 일상과 사유에 한참 빠졌다. 1990년 가을, 그가 열살 때 안면도 핵폐기물설치 계획을 안면도 반핵항쟁으로 막아낸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산소발생기를 항상 옆에 작동시켜야 하는 안면도 어머니께 감사일기를 쓰게하고 제주에서 홈CCTV를 보며 응원하는 모습이 애틋하다. '다정하게 스며들고 번지는 것'에 온 마음을 열어야겠다. 모든 인연의 무탈을 빌며. 로 이루어진 그 어질고 깊은 생각들을 거듭 소환할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