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을 읽으면서부터 김탁환을 바라봤다. 그때는 명작을 통해 알게 된, 글쓰기가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그 생각은 너무도 한가로운 마음이었다. '추억에는 언제나 경련을 일으키는 세부사항이 있다.' - 아니 에르노의 말로 시작한다. ' 『김탁환의 원고지』 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침묵으로 쓴 창작일기다. ... 내게 원고지란 글을 쓰고 싶은 첫마음과 동의어다. ... 소설을 끝내면 참고도서만 남는 줄 알았다. 호랑이처럼 홀로 떠도는 작가에게 창작일기란 날마다 몰래 치른 백병전의 흉터이자 스스로에게 선사하는 쑥스러운 선물이리라.' 작가의 여는 글에 이어 연보가 나온다. 이 맹렬한 창작의 결과물들을 바라보며 그저 입이 딱, 벌어진다. 발자크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노동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