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로 쓴 두 번째 산문집이다. 표지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썼다. 옷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메타포로 쓰이는 시대다. 책의 표지는 책의 옷이다. 옷을 벗어야 속살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메세지를 가지고 있다. 줌파 라히리는 표지가 없는 발가벗은 책을 그리워한다. 학생시절 도서관에서 읽었던 표지를 떼어 하드커버로 묶은 책들을. * 어렸을 때부터 입은 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는 사실이 내겐 고통이었다. 내 이름, 내 가족, 내 외모가 이미 특별하다는 걸 의식했기에 나머지 면에서는 남들과 비슷하고 싶었다. 남들과 똑같기를, 아니 눈에 띄지 않기를 꿈꾸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스타일을 선택해야 했고 규칙에서 벗어난 특별한 스타일 때문에 내가 옷을 못 입는다고 느꼈다.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