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3 2

엄마한테~

속시끄러운 일이 있다. 엄마한테 왔다. 하늘은 높고 청량하다. 마음을 다스리는 건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내가 직접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신경을 꺼야한다. 이그~~ 을 집었다. 버릇이 나온다. 무엇이건 책으로 해결하려 하는... 홀로 실소~~ 84년생 마크 맨슨의 책이다. 다 아는 것을 콕 집어준다. 그래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웃음이 나는 건, 제목 보고 잡은 '나' 때문이다. 뻔한 답을, 당연한 답을 다 알고 있는데도 뒤척거리는 건 미련한 마음인가. 연민인가. 어쨌거나 다 지나갈 게다. 폭풍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더께진 바닷속은 한번 뒤집어줘야 맑아진다. "그래, 너 잘났다~" 엄마의 핀잔 소리가 쟁쟁 울린다. 조카가 다녀간 흔적이 있다. '다음에 올 때는 연락해~~ ' 톡을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걸기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시 - 필사 202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