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무슨 위상이 있단 말인가. 아니, 폭력에 위상을 입혀? 어쨌거나 을 잡았다. 전작과 이어지는 생각들이 조금 더 세밀하게 펼쳐진다. 한병철이 성과사회라고 부르는 오늘의 사회에 폭력은 비로소 타자에서 오는 것이 아닌, 긍정성의 폭력으로 진화한다. 자기 자신을 다그치는 폭력, 자신이 자신에게 가하는 긍정성의 과잉에서 나온 욕망도 폭력이라는 거다. * 과거 어느 때도 오늘날만큼 삶이 덧없지는 않았다. 이제 지속과 불변을 약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존재의 결핍 앞에 직면한 인간은 신경과민에 빠진다. 과다행동과 결핍 앞에 직면한 인간은 신경과민에 빠진다. 과다행동과 삶의 가속화는 죽음을 예고하는 저 공허를 보상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생존의 히스테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살 줄도 죽을 줄도 모르는 산송장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