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팀 5인이 만났다.
안진영 시인의 이 시를 읽고 사나사를 찾았다.
나무 한 권이 서 있다
안진영
극락전이 건너다보이는 발치에서
백여 년을 훌쩍 보낸
표지가 낡은 책
백운봉과 함왕봉의 갈피에 꽂힌
그의 저서를 펼쳐 본다
가파른 기슭의 첫 단락을 시작으로
젖은 둥치의 다음을 읽다가
어둠속에서 일어서는 횃불을 마주한다
바람이 거셀수록 번져가던 불길은
함성 같기도 하고 기도 같기도 한
외마디 한 줄을 적어놓았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장대비가 지나간 아침
끊긴 행렬처럼 하나 둘 사라지고 돌아온 기록들은
사나사* 깊은 골에
꽃이 되고 나무가 되었다
*사나사
고려전기(923년)에 지어진 사찰로 1907년
일제에 항거한 양평의병의 근거지였다. 당시 의병과 관군의 충돌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저 뾰족한 산 아래가 '사나사'란다.
멀찍이 차를 세워두고 걸었다.
작은 애들과 눈 맞추며 이름을 불러주고 (이름찾기 검색)
사나사는 시에 많이 등장하고,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배경인 양평의병의 전투지다.
변변한 무기도 없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목숨을 버린 영혼들을 생각하며 두 손을 모은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나> 에 나오는 싱아란다. 맛을 보니 씁쓰레하다. 이걸 무슨 맛으로...
이 맛에 비하면 찔레순은 향그럽고 맛나다.
사나사 근처 밥집은 전멸이다.
30여 분 달려서 용문사로 가서 늦은 점심을 먹다. 제육 쌈밥을 폭풍 흡입~~
정신 차리고 근처 카페에서 노닥거리고.
5인 중 3인이 다음 생에도 지금의 남편과 만나겠단다. 그것도 이 생에 받은 걸 갚기 위해서란다.
이 생에서는 받기만 해서 다음 생에는 자기가 능력을 키워서 남편에게 잘 해주겠단다.
이런 천사들이 있나. ㅋㅋ
집에 오니 아직 환하다. 천사들은 저녁 밥하러 가고 ...
남편은 친구들과 저녁 모임에 가고 없다. 나는 밥에서 거의 해방되었다.
넘들이 내 남편 보고 천사라고 한다. 다행이다.
내 주위에 천사가 많은 건 행운이다.
검은 빵 이름이 '악마의 빵'이란다. 천사들이 맛나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