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가 오고부터 책읽는 자세가 바뀌었다. 주로 침대에 옆으로 누워 읽거나 엎드려 읽는다.
눈이 침침해져 오면 잠시 쉬며 음악이나, 유튜브에서 읽어주는 책을 눈 감고 듣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밥때도 잊고, 정오가 다 되어 배가 고플때까지 침대에서 딩굴거린다.
다행히도 남편은 여전히 혼자 잘 논다.
꿈꾸지도 않던 이런 시간이 내게 왔다.
아버님 면회도 절대사절이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영양제 수액을 공급하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문자가 온다. 식사도 잘 하시고 이제야 제대로
적응을 하시는 듯 하다. 마음 한구석이 무겁지만 우짜나. 나의 내일이기도 한 걸.
역사는 반복된다. 수정하고 개편되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는 듯하다. 14세기 총서가 지금도 유효한 걸 보면 말이다.
중간에 좀 지루하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은데 길게 나온다 싶어 인내심이 약간 필요하다. 400쪽 가까워서야 눈이 번쩍 떠지다니...
이 저술은 포괄적인 세계사를 담게 되었으며 고집 세고 길 잃은 지혜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이 글은 여러 왕조에서 일어난 일들의 원인과 이유를
제시하고 있으며, 철학을 담는 그릇이자 역사적 지식의 창고이기도 하다. (서문 26쪽)
기후가 인간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
술취한 사람은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경험한다. 그것은 그의 가슴 속에 있는 생기의 증기가 동물적 열기에 의해서 지배되기 때문인데,
그 동물적 열기는 술의 힘에 의해서 그의 생기 속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생기가 팽창하면 기쁨이 생긴다. ...
흑인들은 더운 지역에 살고 있다. 열기가 그들의 기질 형서을 지배한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자기 신체 안에 존재하는 열기에
상응하는 양의 열기를 자신들의 생기 안에 가지게 되는 것이다. ... 그들의 생기는 더 뜨겁고 따라서 더 팽창되어 있다. 그 결과 그들은 남보다 더
빨리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더 유쾌함을 느낀다. 그들이 쉽게 흥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93쪽)
왕조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아랍계 무슬림 왕조들의 사례를 통해서 확인한다. 초기에 왕조의 힘은 스페인, 인도, 중국에까지 미친다. 우마이야 왕조는압드 마나프의 연대의식을
통해서 아랍인 모두에 대해사 완전한 통제력을 가지게 되었다. 심지어 다미스쿠스의 술레이만 이븐 압둘 마리크가 코르도바의 압둘 아지즈 이븐
무사 이븐 누사이프의 살해를 지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술레이만의 명령에 따라서 그는 살해되었다. 그 뒤 우마이야 왕조는 사치에 물들었고
연대의식은 사라져버려 마침내 왕조는 파괴되고 말았다. (306쪽)
도회문화는 문명의 절정이자 성장의 종말이며 퇴락의 징후이다.
40년이면 한 인간의 체력과 성장이 중지한다는 사실은 전승과 이성적 사유를 통해서 확인된다. 한 인간이 40세 나이에 도달하면 한동안 자연적
성장이 멈추고 뒤이어 쇠퇴가 시작된다. 이와 동일한 현상이 도회문화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는 넘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명화된
사람들이 사치와 번영을누리게 되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도회문화의 방식을 따르고 그 관습을 채용하도록 만든다. (348쪽)
의술, 의술은 전야가 아니라 정주지나 도시에서 필요한 것이다
발병은 열병에서 비롯되고 대부분의 질병은 열병이다. 열병이 생기는이유는 체열이 앞에서 말한 각 단계에서 비등의 과정을 완성시키는 데 너무
미약하여 음식물이 충분히 동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음식물이 위장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먼저 들어온 음식이 완전히 비등하기 전에
또 다른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391쪽)
철학에 대한 반론과 철학도들의 타락
철학자들은 칭송받을 만한 자질을 받아들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자질을 기피함으로써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기 영혼을 정련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진술은 영혼이 자신의 본질로써 이룩하는 지각을 통해서 느끼는 커다란 기쁨이 내세에 약속된 행복과 동일한 것이라는 주장과
연관되어 있다. 왜냐하면 악은 영혼에 육체적 습성과 그러한 습성에서 생겨나는 변모를 일으키며, 그래서 그와 같은 지각의 획득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480쪽)
학자는 어느 누구보다도 정치에 어둡다
학자들은 정신적 사유를 통해서 감각의 세계로부터 자기 마음 속에 보편적인 개념들을 추출하고 그것을 탐구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한
개념들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적용이 가능할 지 모르지만, 개인 종족, 민족, 집단 등과 같은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506쪽)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詩作을 업수이 여긴다
아랍인들은 칼리프에게 찬시를 보내며 접근했고, 칼리프는 시인들이 지위와 시의 질에 상응하는 매우 풍부한 보상을 내렸다. 그들은 자신에게
시가 헌정되길 바랐고, 그러한 시를 통해서 놀라운 일화, 역사, 어휘학, 고상한 문장들을 배우게 되었다. 아랍인들은 아이들에게 시를 암송하도록
했고, 이러한 상황은우마이야 왕조 전체 시기와 압바스 왕조 초기까지 계속되었다. ....
후일 아랍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비아랍인이고 아랍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것을 일종의 기술로 배웠다.
(540쪽)
<역사서설>이 가지는 의미와 제기하는 의문이 14세기의 당대를 넘어서서 지금도 현재적인 데에 있다. 그 내용은 역사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철학, 신학, 교육학, 인류학 등 오늘날 여러 분야로 정립된 학문들을 아우르고 있다. 19세기 이래 많은 학자들은, 서구의 근대적 학문이 하나씩 발견해나간 중요한 개념과 이론들이 이미 수백 년 전 이슬람권의 한 학자에 의해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논의되고 있음에 경악과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역사가'로서 이븐 할둔의 탁월한 역량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음은 물론이며, "투키디데스가 역사학을 창시한 사람이라면, 이븐 할둔은 역사학을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정립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해설 56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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