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바보숲 명상농원

칠부능선 2017. 8. 4. 19:07

 

  홍일선 시인은 오래 전 <시경>이라는 종합지를 보면서 익힌 이름이다.

  절친 셋과 여주시 점동면 도리를 향했다. 한 달쯤 전에 약속을 했는데 그러고보니 복중의 눈치 없는 손님이 되었다.

 

 

 

 

 

 

 

 

 개와 닭들이 요란하게 환영한다.

함께 간 윤시인과 홍시인이 막역한사이( ? )라서 덩달아 환대를 받는다.

 

 

 

 유기농 터에서 자란 노각나물, 가지무침, 열무김치, 고구마순무침, 감자전, 풋고추무침,
 세 시간을 가마솥에 삶아야 비로소 상에 오를 수 있는 2년된 토종닭, 닭죽으로  - 사모님의 정성이 스민 상이 기다리고 있다.

 막걸리로 건배를 하며 먼저 입호사를 하다.

 

 

 

 

흙집이라서인지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하다.

 

 

 

입호사를 하면서 이어 귀호사를 한다.

홍시인의 흙님, 숲님, 강님, 햇빛님, 곡식님과 공생공락하는 생활과 정신에 푹 빠졌다.

우리가 표절해야 할 건 이 받들어 모실 생명의 님들 모습이라고 한다.

 

 

 

 

 

눈길 가는 곳곳에 책무더기들이다.

2층 홍시인의 서재다. 2층 계단도 화장실에도 책이 수북히 쌓였다. 화장실 책 위에 안경까지 있는 게 ...

 

 

 

 

 

 

입호사, 귀호사에 이어 눈이 호사한다. 사방 푸르는 숲에 닭과 개가 마구 뛰어논다.

700마리의 닭을 사료없던 시절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하루에 한번 옛방식으로 만든 사료을 주고 풀어놓는다.

자연농법의 효과인지 닭집에서 전혀 역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풀어놓으니 달걀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다. 달걀 1개에 1500원씩 전량 대기업에서 수매하겠다는 것을 거절했다고 한다.

대기업한테 좋은 것을 먹이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금은 전량 1000원에 업체에서 가져간다고 한다.

달걀 수확량이 기계식 양계장의 1/10 정도 되는 것 같다.

 

닭이 달걀을 멀리 낳아도 그걸 전량 수거하지 못한다고 한다.

암닭이 알을 품는 19일 동안 가슴 털을 뽑고 체온을 높혀 물만으로 연명한다고 한다. 다시 유아기 50일 동안 돌봐주고는 독립을 시킨단다.

45일에 생을 마치는 양계장 닭을 우리는 먹고 있는 거다. 속전속결을 좋아한다는 말 이제 그만해야겠다.

수닭의 일부다처의 이야기며.... 이야기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닭님, 바람님... 하며 공경해야 할 님들에 둘려 산다.  

방송을 한 번 타고 오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귀농해서 성공한 사람으로 부풀리고 싶어하는 방송이 맘에 안 드시는 거다.

홍일선시인은 시인답게 잘 살고 있다. 그 뒤에는 지혜롭고 든든한 부인이 있다.

 

 

 

 

 

이 줄이 울타리라고 한다. 후배들이 와서 울타리를 만들어줬는데 그게 영 마음에 걸려서 어느날 혼자 다 수거하고 이렇게 줄 하나를 쳐놨다.

사방으로 개 한마리씩이 이 줄을 지키는데... 밤손님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한다.

이 울타리... 참 인상적이다.

 

 

 

푸드득거리며 날아다니는 닭님들

 

 

 

산에서 내려오는 샘물이다. 두레박이 있다. 우물에 시가 적힌 옷을 입혀놨다.

 

 

 

 

 

 

음악이 흐르고... 위쪽에 손님방이 두 개 있는데 여기 책꽂이도 빡빡하다. 윤시인은 며칠씩 여하기도 한단다.

멀지않은 강가도 거닐고 ... 햇된장을 선물 받고... 하루 잘 놀고 왔다.

특별한 날이다. 모두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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