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난 휴양림은 조용했다. 한 자리에서 2박을 하니 느긋하다.
숲속의 복층집으로 널널했다.
남자 사람이 없어도 숯불 피우고 고기를 구워먹었다. 씩씩한 여자 사람 다섯.
이번 태백산행에서
내 자신감 충만한 단무지 정신에 타격을 받았다.
태백산을 검색하니 1567m다. 그래, 한라산이 1950인데 얼마나 여러번 올랐던가. 이 생각만 했다.
등산을 자신없다며 기권하겠다는 후배를 어르고 달래고 꼬시고~~ 결국 합류했는데, 막상 걷기 시작하니 묵묵히 잘 걷는다.
나는 초반부터 헥헥거리며 숨이 차올랐다. 지리산에 이어 민폐녀가 또 될뻔했다.
몸의 비명을 들어가며 그동안 운동 안 한 것을 반성하며 ... 기신기신 겨우겨우 걸었다.
도중에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안내문
천제단에서 소원을 빈다.
좋은 사람들과 오래오래 즐겁게 놀게 해 주시고, 빛나는 글빨을 내려주십사...
북의 정은이가 크게 한 건을 했다고 저 하늘에 굉음을 울리며 전투기가 여러 대 날았다.
남의 사람들은 그러거나말거나 라면도 가스도 비축할 생각은 않고... 천제단에 오른 것을 기특히 여기며 뿌듯해 한다.
태백산에 세번째 온다는 후배는 정상의 이 바람을 함께 느끼고, 이 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성공했다. 모두 고맙다.
휴대폰에 있는 이 기록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평소에 5000보도 못 걷는 내 생활에 놀라운 숫자다.
태백시장 주차장 앞에 있는 '행복식당'에서 두끼를 먹었다. 첫날 늦은 점심(갈치조림, 코다리조림)과 다음 날 저녁(된장찌게,고등어조림)
정갈한 집밥 같다. 7천원, 가격도 착하다.
오는 날 점심을 먹은 벽암산 식당, 곤드레밥과 정식을 먹었는데 이곳도 다음에 또 가고싶은 곳이다. 식당 안에 커다란 무쇠난로가 있다.
해발 730m란다. 다양한 민박 방이 8개 있고 리모델링 중이다. 쥔장이 좋아보인다.
식사도 해결할 수 있으니 한여름 피서용으로 남편을 위해 명함을 가져왔다. 이곳에 한 달 묶어놓고 ...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