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옥수수 180개

칠부능선 2010. 7. 19. 16:45

 

우씨~ 옥수수를 90개 시켰는데 180개가 왔다.

택배 착오라나... 그냥 먹으라 해도 부담스러운데 돈까지 또 내란다. 겨우 택배비 깍아주면서.

우짜겠나.

운전 안하는 냄편 뫼시러 온 친구한테 한 박스 앵기고,

껍질을 까면서 보니 껍질째 주는 건 실례다.

냄편이 10개 정도 까고는 못하겠단다. 껍질까는데 온몸이 뒤틀린다.

껍질깐 것으로다 나누기도 하고, 쪄서 나누기도 해서 절반은 풀고,

옥수수를 유난히 좋아하는 어머니와 친구를 위해서 냉동실에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

 

 

한 박스 분량을 담아 들고 친구 없는 작업실에 가서 그곳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마당에 한창 열린 블루베리를 따먹고, 상추, 쑥갓도 따고, 연한 당귀잎도 땄다.

아랫마당에 흐드러진 도라지꽃도 뚝뚝 한웅큼 꺾었다.  

 

무릎수술하고 있는 다른 친구네를 갔다.  옥수수를 푹 쪄가지고. ㅋㅋ

이 친구는 나랑 이름이 같아서 서로 성까지 붙여서 부른다.

어찌나 깔끔한지 집이 늘 모델하우스 같더니만, 기어이 무릎 연골이 파열되서 수술을 했다.

간병을 하러 언니 둘이 와 있었다. 중학교때부터 본 언니들이다. 딸이 넷인 집이다.

가져간 것들을 내놓으니 까르르 넘어가게 웃어댄다.

도라지꽃을 화병에 꽂으며 딱, 너답단다. 내가 그때부터 오지랖이 넓었다나.

애, 저 그때 이랬어, 저랬어.. 호구조사까지 하며 우하하이히히 넘어간다.

여자 형제들이 많은 집의 특징이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다. 웃음도 후하고... 부럽당.

 

옥수수에 치인 날이지만, 친구 언니들까지 만나서 좋은 날이다.

 

 

 

 

 더덕덩굴 옆의 도라지꽃.

 

 

 

 

작지만 먹을 만한 블루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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