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주일에 한두 번은 영장산에 오른다. 오래전에 사 둔 등산화만 신고, 옷은 그냥 집에서 입는 편한 옷이다. 아, 등산용 잠바를 걸친다. 이것에 지퍼주머니가 있어서 휴대폰이 들어가니 좋다. 탄천을 지나 지하차도로 성남아트센타까지 10분 정도 걸으면 산 입구다. 봄구절초가 환하게 핀 초입에 대나무 펜스가 허술하게 서있다. 초입이 깔닥고개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이 아우성이다. 내가 내 숨소리를 경청한다. 아니 경청하지 않아도 너무 크게 들린다. 가슴 뛸 일 없는 요즘인데, 그것이 벅차면서도 야릇하다. 깔닥고개를 지나면 오솔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무장해제다. 시작이 힘든 것도 맘에 든다. 갈수록 힘들어 뒷통수 치는 것 보다 얼마나 정직한가. 슬슬 나무들을 바라보며 망초꽃에게도 눈길을 준다. 길 위로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