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7

기어이 과부하

감기가 왔다. 노는 일도 힘들었나보다. 하기 싫은 일 (800쪽 교정)이 겹치니 확 병이 왔다. 이번주에 잡혀있던 약속을 모두 미루고 집콕하면서 12월 3일 행사를 위해 몸에게 충성한다. 일은 겹쳐서 온다. 아직 발설할 수 없는 큰 일이 소소해지는 시점이라 다행이긴하다. 지난 주를 돌아보니 일요일, 익선동 '디미방'에서의 약속이다. 이건 한 가족과의 약속이라 감기 기운이 있는데도 강행했다. 아이들을 만나는 자리여서 미안했다. 익선동은 음식점이고 찻집이고 좀 유명세가 있는 곳은 다 줄을 주욱~~ 서 있다. 디미방은 테이블이 몇 되지 않으나, 레드와인 한 병과 네 가지 음식을 맛봤다. 음식은 독특하고 맛도 좋았다. 익선동 좁은 골목 몇 바퀴를 돌고 찜해둔 찻집은 자리가 없어서... 패스. 그냥 자리 있는 찻..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바람을 희망으로 받아들인 폴 발레리의 절망은 무엇이었을까, 이 글을 수필집 제목으로 쓴, 임선희 선생님의 고독은 무엇이었을까. 비로소 내 자리에 돌아 온 느낌이 든다. 어지러웠던 문제들이 겉으로는 해결이 된 듯 보이지만, 그런 일은 쉬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한동안 혈압약을 먹지 않았다. 사는 게 너무 번거롭고 귀찮다.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게 용납되지 않는 못된 성격이 나 스스로에게 지친 것도 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기대하는 대신 나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무슨 도사처럼, 아니면 천사처럼 말한다고 맨날 지청구를 들으면서... 그는 내가 아니다. 측은지심이 없다면 어찌 살아낼까싶다. 상대도 나를 측은하게 여기며 봐주는 것이겠지만 ... 버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