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문> 행사장에서 7년만에 나를 본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의 말에 내가 살이 너무 쪄서 못 알아볼뻔 했다고 한다. 잠시 뜨악하면서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분당수필, 잠시 왔다가는 사람을 나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
내 머리 용량의 한계다. 그래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움이 컸는데 이 순간은 잠시 민망했다.
맞다. 계속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는 이즈음의 나, 찍힌 사진들을 보면 달덩이다.
그래도 뭐, 할머닌데.... 이정도는 되야지. 체력이 떨어지는 것 보다 낫지. 스스로 자뻑을 한다. 이게 문제다.
나의 자뻑,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자.
여행길에 동행했던 몇몇 선생님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또 몇 분 어르신께 인사를 하고.
장기자랑 끝까지 못보고 일어섰다.
이 날도 두 탕을 뛰느라, 충분히 충실하지 못했다.
임하 님의 헤어스타일이 상큼하다. 몇 해 전 긴머리를 보라색으로 했을 때도 멋졌는데...
나는 침만 꼴깍 삼킨다. 친구 자임도 비슷한 스타일인데...
오랜만에 만난 유안진 시인, 부산에서 오시느라 너무도 피곤한 모습이었다.
세상이 바뀌어서 자신이 읊은 '지란지교'가 부끄럽다고 하신다.
아니옵니다. 아날로그 향수가 있는 우리는 여전히 지란지교를 꿈꾸고 있답니다.
수줍은 모습이 어여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