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5

호시절

친구 자임이 뉴욕 전시를 마치고 왔다. 두 번의 코로나 검사,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서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남편들과 함께 만나 어가일식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를 찾았다. 아늑하니 분위기가 좋다. 이쪽 식당가에 찻집이 없던 차에 반가웠다. 올 5월에 오픈했다는데 벌써 입소문이 났나보다. 손님이 많다. 호시절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렇게 운전할 수 있고, 내 발로 걸어다닐수 있을때까지를 호시절로 삼기로 했다. 너무 소박한가. 그럼에도 힘이 난다. 어쨌거나 아무일 없는 일상을 기적이라 여기기로 했다. 모두 감사, 감사다. 저 그림 속처럼 자유롭게 북적일 시간이 올까. 확진자가 5천명이 넘었다. 불안감을 넘어서야 '함께'인 건데... 친구의 선물로 돋보기 부자가 되었다. 이건 몇 해 전 파리에서 사다준..

구름카페문학상 - 사무실 시상식

12월 1일, 작년에는 50명으로 중정이 있는 카페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새빛 둥둥섬에 80명 예약했다가 취소되었다. 식사가 안 된다고 해서. 방역수칙을 어길수 없어 사무실에서 조촐하게 시상식을 했다. 이혜숙, 한기정 선생님~ 부군들께 상금을 전하는 건 참 흐믓한 모습이다. 특별한 시상식이 잘 지나갔다. 완벽하게 준비한 유회장은 센스에 열정 충만이다. 고맙고 고맙다. 이혜숙 작가의 뒷풀이로 몇몇이 수내 이자까야에서 만났는데... 4시 반에 시작 7시 반에 일어섰다. 하긴 아침 10시부터 세 탕을 뛰었으니 이제 방전 상태다. 그래도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 만나서 좋았다. 세러머니에 받은 장미를 하나씩 나누어주는 혜숙씨의 마음도 어여쁘고

고구마와 인세

아침에 당진고구마 한 박스가 왔는데 모르는 이름이다. 택배사에 전화를 해서 두 다리 건너 북인 조현석 대표가 보냈다는 걸 알았다. 바로 에어플라이에 구워 시식, 완전 꿀호박고구마다. 아는 시인의 동생이 파는 것이라고 한다. 전에는 아는 시인이 농사 지었다고 사과, 감, 등도 받았다. 선정위원 모두에게 이렇게 선물을 자주 보낸다. 모임에 밥값은물론 차값까지 모두 내고... 누군가 사려면 양보를 안한다. 늘 "저 돈 많아요" 한다. 이래서 돈이 많아지는 건지, 언제나 건강하고 기분좋은 기운을 준다. 감사 문자를 보내려는데 전화가 왔다. 700권에 대한 인세를 넣었다고. 확인하니 91만원이다. 내가 들인 시간과 정성을 계산하면 그야말로 너무도 '비경제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감사, 감사하련다.

<The 수필> 선정모임

얼마만인가, 코로나19 수칙을 따르느라 그동안 모임을 못했다. '옥정'에서 저녁을 먹고, '한옥찻집'에 갔다. 3분기부터 본인이 추천한 5편에 대해서는 채점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좌장인 맹선생님이 아쉬움을 표하셨다. 선정위원들이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점 방식을 바꾸지는 않았다. 수필잡지들의 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았다. 현대수필 뿐만 아니라 몇몇 잡지들이 지금 위태롭다고 한다. 맹선생님 걱정이 크시다. 이곳에 오면 다른 잡지들의 소식을 들어서 좋다. 다들 잡지의 관계자들이니 우물 안 개구리가 귀를 여는 시간이다. '잡지'는 좋은 글 나쁜 글이 다 있어 '잡지'라고 했다는 임헌영 선생님 말을 정전희씨가 전한다. '나쁜 글'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지만,..

네잎크로버 / 세 사람

다음, 애영씨와 티하우스 1박. 20년 넘는 시반의 인연이다. 애영씨는 두 번째고, 다음씨는 처음이다. 다음씨가 가져온 선물~~ 행운을 한아름. 난 네잎크로버를 발견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왕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 듯...ㅋㅋ 양평휴게소에서 커피와 소떡을 먹고~~ 쟁쟁쟁 수다 수다~~ 이 팀은 부모님 이야기가 많다. 가족사도... 둘은 젊으니 아직 진행형이다. 티하우스는 평일이라서 조용하다. 뒷마당에 있는 배추에 홀릭~~ 이들도 주부 본능 작동. 그네 타고, 베드민턴을 치고, 썰매도 타고.... 낄낄낄~~~ 많이 웃었다. 점심은 혜민씨가 준비해놓은 토종닭 백숙으로. 다음 씨는 삶은 밤을 까서 자꾸 주고. 애영씨가 주방으로 , 사 온 고기를 수육으로 척, 척. 저녁엔 5인이 와인 두 병과, 소주 두 병을 ..

나의 음악 인생 90년 / 이영자

..... 여기에는 가슴 깊이 새겨진 나운영 선생의 철학이 지금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기 때문이다. "음악은 시공을 초월해서 그 어떤 소재, 기법으로 표현하더라도 아름다움의 미학을 가장 깊은 고에 반석으로 두고, 살아있는 영혼의 소리을 담으라" 그러기에 감상자의 취향을 지향하기보다는 그들을 앞서 이끌고자 한다. "나는 여전히 지금의나로 음악을 만들며 청중과 함께 가기를 주저하며, 앞선 자리에서 시대성을 지닌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작곡가 이영자는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있다. - 글 송주호 오랜만에 예술의전당에 갔다. 이영자 선생님은 연주 준비로 밤을 새우다가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한다. 다행히 다음날 퇴원한다지만 이 자리에 따님이 나와서 엄마의 메시지를 읽어주었다. 지금 참으로 행복해서..

남천, 꽃피우다

우리집에 와서 분재의 본연을 잃어버리고 푸른 잎을 무성하게 올리더니 이제야 꽃을 피웠다. 많이 보던 조롱조롱한 흰꽃이 아니다. 시원스럽지는 않아도 꽃이 분명하다. 피어나기 위해 공들인 시간을 헤어리며 자주 눈맞춘다. 시끄럽던 속이 조용해진다. 말없는 것들의 위로에 귀 기울인다. 오늘도 피어날 일만 남았다. 나에게 빡세게 세뇌를 한다.

엄마한테~

속시끄러운 일이 있다. 엄마한테 왔다. 하늘은 높고 청량하다. 마음을 다스리는 건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내가 직접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신경을 꺼야한다. 이그~~ 을 집었다. 버릇이 나온다. 무엇이건 책으로 해결하려 하는... 홀로 실소~~ 84년생 마크 맨슨의 책이다. 다 아는 것을 콕 집어준다. 그래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웃음이 나는 건, 제목 보고 잡은 '나' 때문이다. 뻔한 답을, 당연한 답을 다 알고 있는데도 뒤척거리는 건 미련한 마음인가. 연민인가. 어쨌거나 다 지나갈 게다. 폭풍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더께진 바닷속은 한번 뒤집어줘야 맑아진다. "그래, 너 잘났다~" 엄마의 핀잔 소리가 쟁쟁 울린다. 조카가 다녀간 흔적이 있다. '다음에 올 때는 연락해~~ ' 톡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