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7

태경 생일

토욜 태경이네가 왔다. 사위는 코로나 격리 후 처음이다. 닭발, 족발, 보쌈을 시키고... 셀러드와 호박, 가지전과 와인 두 병, 소주 두 병 클리어~~ 일욜 태경 생일이다. 남편은 봉투 셋을 준비해서 편지까지 써서 나누어준다. 태경, 시경, 사위에게 뭐라뭐라 쓴 당부의 말씀이 새겨지길. 내 선물은 생일상과 책 2권이다. 케잌도 아침 일찍 남편이 사왔다. 외할아버지 노릇을 단단히 한다. 이 쵸코케잌이 태경이 90% 맘에 든단다. 태경, 시경의 인기투표에서 당당 1위가 외할아버지란다. 꼴찌 6위는 친할머니, 잔소리대마왕이란다. 딸네집에 냥이가 두 마리 있는데, 큰 냥이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실밥 뽑은 상태라서 이 작은 냥이를 데리고 왔다. 이제 2개월 된 프린은 천방지축이다. 얘는 세상 맛을 모른다. 쏜살..

특별한 만남 - 임택 대장

마을버스 여행팀이 만났다. 4단계에 맞춰 4인. 백운호수 카페 로rrroh에서 브런치 널찍한 우리만의 공간, 숲 속에 앉아 있는 듯. 백운제빵소에서 팥빙수 , 1일 2 카페스 11시 30분에 만나서 6시까지. 엄청난 이야기 파티, 종횡무진 임택 대장의 책에 없는 세계여행 이야기와 그 후 이야기, 박완서의 에서 나오는 그 식당에 같이 있었다는 이야기며, 그때 그 아주머니가 박완서인지도 몰랐다는 대목에서 너무 웃겼다. 자신이 세계를 여행하고 오니 젊은이들에게 더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16명의 여행경비를 대 줬다고 한다. 그 우여곡절 후에 그만 둔 이야기며, 줄줄이 잡혀있는 의미있는 여행계획들, 나체로 다닌다는 인도의 사두 친구와 카톡 대화는 완전 서로 콩글리시~~ 너무 신선하다. 올해 환갑인 그..

밤 산책

일주일만에 문밖을 나갔다. 아, 그러고보니 내가 집순이 기질도 다분했던거다. 책읽고, 눈 아프면 영화보고, 청탁받은 글을 계속 생각하고 ... 지난 주에 친구가 잠깐 다녀가고, 그것도 떡이랑 화분을 문앞에서 주고 갔지만. 전혀 심심하거나 답답하지가 않았다. 어제 이종동생과 통화 중에 집콕 중이라니까, 언니,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바람도 쏘이고 땅을 밟아야 한다고. 저녁 먹고 그 생각을 떠올리며 벌떡 일어나 탄천에 나갔다. 아, 그런데.... 사람 물결이다. 얼른 자주 안 다니던 판교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그곳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바람이 그리운 게다. 해바라기야, 해가 없어서 그러니. 왜 이리 추레해보이니. 까짓 해 따위 따라다니지 말지 그래. 소나무 숲길이 우리집 가까이에 있다. 내 정원이라 생각하..

갸륵하군 - 태경 어록

주방 창틀에 올려놓고 보던 선인장, 유소장님이 허브와 함께 준건데 저 위에 동그란 노란것이 있었다. 열린 창문의 바람때문에 두어 번 쓰러지더니 노란 꽃 같은것이 떨어지고.. 시들시들 돌아가신 줄 았았다. 베란다 구석에서 저 혼자 또 다른 모양으로 숨을 쉬고 있다. 어떤 모양이건 숨탄 것의 숨쉬기는 숭고하다. 코로나 4단계는 그 숨쉬기를 조여온다. 사람과 소통하는 걸 멈춰야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오래전, 어머니 요양원에 계실때 태경이가 그곳 원장님과 이야기를 잘 했다. "뭔 수다야~ " 지 엄마의 지청구에 "쓸데없는 말을 해야 친해지지~" 하던 말이 떠오른다. 그 쓸데없는 말을 많이해도 맘이 편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마렵다. 저 상처투성이 선인장도 햇살과 바람과 소통하며 숨을 쉬고 있는 게다.

줌으로 만나다 - 서행구간

지난 5월 김동숙 작가 응원차 갔던 서행구간, 그때 잡은 날짜가 7월 16일이었다. 그 널널하던 시간이 지나갔다. 코로나 4단계로 7월 30일 줌강의로 전환했다. 나는 줌강의를 해 본 적이 없고... 일단 서행구간으로 가서 도움을 받았다. 이틀 전, 있던 글과 공시사 광고파일을 아들한테 보내서 급하게 PDF 자료도 만들었다. 14쪽 짜리로 겨우 모양새만 흉내냈다. 이 자리에 앉아서 어리바리 횡설수설 ... 2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현장에 세 분이 오셨다. 다행히 눈 맞추고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화면으로 15명이 들어왔다. 거의 내 책을 읽은 분들이다. 이렇게 얼굴을 보여주니 마음이 편안했다. 화면만 보고 강의를 한다면 얼마나 뻘쭘할까, 소통없이 어떻게 말을 이어가나 걱정했는데. 얼굴 보여주신 분들..

횡설수설

숨탄 것은 모두 명命이 있다. 4개월 지난 호접란이 저리 꽃을 피우고 있다. 무더위에도 꽃망울을 끝까지 터트렸다. 그러나 꽃은 아쉽게 이울어야 꽃이다. 처음 귀한 맛이 많이 없어지지 않았는가. 그러고보니 별 투정을 다 한다. 무더위에 앵초가 녹아내리고 있는데... 오늘 아들 생일인데 모이지는 않았다. 며늘이 전화해서 '잘난 아들 낳아줘서 제가 호강한다며 고맙다'고 한다. 참으로 천생연분이다. 아직도 콩깍지가 안 벗겨졌으니 행운이다. 코로나 4단계가 2주 더 이어진다. 원래 한여름과 한겨울은 내 독서의 계절이지만 .... 좀 답답하다.

결국, 이를 뽑다

무단히 한쪽 이가 떨어져나갔다. 그 자리가 매끈하여 통증도 없다. 그래도 치과에 갔더니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우기로 했다. 신경치료 4번 만에 실패하고 결국 발치하고 바로 인플란트 나사기둥을 박았다. 이런... 오래 전 이 치과에서 첫 인플란트를 했는데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는 기억만 있다. 그런데 .... 아, 공포스러웠다. 마취주사를 맞는 순간 아프고, 그 후 통증 없이 짐작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무서웠다. 그 중에 의사가 간호사한테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흐믓했다. 젊은 의사가 간호사들한테 깍듯한 존댓말을 하는 게. 당연한 이 모습에 내 맘이 좀 안정이 되었다. 한 달 넘게 신경 치료한 걸 불평할 수도 있지만 의사의 성의로 생각해야 맘이 편하다. 뭐든 내 손으로 할 수 없는 건 순응해야 한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