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7

봄나물 - 받기와 주기

같이 점심 먹고 나물 뜯자고 톡이 와서 자임네로 달려갔다. 새 밥을 하고, 미역국에 조기, 닭구이, 부지갱이나물, 명란젓.... 잔뜩 차려줘서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사방에 큰나무는 모두 베어버려 아쉽기도 하지만 시워해졌다. 아보카도 열매 심은 것에서 싹이 났다. 넝쿨 받침대를 새로 놓았다. 의지처가 필요한 식물, 연약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귀티나는 황철쭉은 아직이다. 생명력 강한 무스카리 지금부터 11월까지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루꼴라, 배부른 향기가 난다~~ 피자가 당기는. 아스파라거스, 땅에 양분이 없어서인지 아주 날씬하다. 몇 개 되지 않는데 몽땅 잘라준다. 딸기는 준비중 울릉도 취, 곰취, 머위, 부추, 루꼴라... 잔뜩 뜯어서 주었다. 늘어놓고 정리하다가 화원에 있을 친구를 불렀다. 다행히 ..

차마루에서

20년 글벗이 만났다. 손 샘과 심 샘과 함께 윤일균 시인을 찾았다. 광주도자공원은 처음이다. 그 앞을 수없이 지나다녔는데. 4인 중 두 명이 암을 극복했다. 이런 ... 그래서 다시 만난 게 더 감사한 시간이었다. 나는 중간에 수필반 성희씨를 옆 테이블에서 만나고... 더블 데이트로 알찬 시간이었다. 내게는. 적극적인 그녀는 자신의 책 홍보 방법을 알려주며 나를 답답해 하는 듯하다. 고맙기도 하고 면구스럽기도 하다. 성희씨도 수필 초창기에 만났는데 여전하다. 20년 넘는 인연이다. 사람이 참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헤나와 향, 인도 선물도 준비해 왔다. 나랑은 띠동갑인데 참 여자여자하니 사랑스럽다. 생태탐방을 나섰다. 윤시인이 이곳에서 주말마다 아이들과 하는 놀이 공부다. 난 너무 모르는 게 많아..

집밥, 3인

글쓰기 초창기에 만난 후배 2인을 집으로 불렀다. 요즘은 식당을 가도 불안하니 집밥이 맘 편하다. 나는 늘 하던 음식이니 힘든 건 없다. 더우기 3인분이니 가뿐하다. 아주 오랜만인데도 여전한 모습이 어제 본 듯하다. 아득한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둘 다 60이 다가온다고 한다. 내가 60살이 되던 1월 2일날, 격하게 축하해 주면서 60대임을 알려주었지. 경화씨도 그때 생각을 한다. 아득하던 60살이 이제 아련한 60살이 되었다. 몇 해 있다가 또 혀짤배기 소리로 "선배님~~70살 축하해요" 하리라. 어영부영 20년 넘는 인연이다. 무슨 말, 어떤 행동을 해도 '그러려니~'로 통할 수 있는 게 오랜 인연의 힘이다. 얼렁뚱땅 불고기전골을 했다. 장도 안 보고 있는 재료만으로 후배가 만들어온 옥수수스틱이 단백하..

분당수필에서 - 축하

분당수필에서 출간 축하식을 했다. 24년 내 글쓰기의 산실이다. 작가의 말을 읽는 것으로 마치려고 했는데,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있었다. 금욜, 김창완이 읽은 '봄봄봄'을 본인이 직접 읽어달라는 것을 끝으로 내려왔다. 다시 들으니 무척 화려한 문체란다. 언덕배기에 산수유가 선웃음을 날린다. 제비꽃 살풋 고개 숙이고 쑥은 쑥쑥 올라와 푸르른 향내로 길손의 손길을 맞으리. 길가에 넌출넌출 수양버들 팔 벌리니 흰머리 휘파람새 그 품에 집을 짓고, 벌판은 꽉 짜인 풍경화. 실바람에 꽃비가 내린다. 좁은 길 굽은 길 연분홍 점묘화가 지천이다. 벚꽃이 진다고 애달플 건 없네. 봄볕은 벚나무 아래 곳간을 열어 이팝꽃 팡팡 나누네. 이팝꽃 곁 철쭉이 오동통 꽃망울 앙다물고 머지않아 여민 가슴 열어보이리. 꽃비, 걱정 ..

박완서 10주기 인터뷰

youtu.be/20_QahC1ixM 지난 겨울, 서울대 대학신문 박창현 학생이 분당에 와서 이미영 시인이랑 인터뷰를 했다. 어린 학생이 참 예의바른 반듯한 느낌이었다. 끝나고 이미영 시인과 이른 저녁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문학행사에서 영시낭독할 때와 문학상 시상식에서 만나서 구면이었다. 박완서 문학, 황량한 벌판에서 작고 어여쁜 냉이꽃을 바라보며 탄식을 쏟아낸다. 스르르 빠져들어 함께 씨익 웃음짓기도 하고 눈물이 그렁해지기도 한다. 신파없이 신파적 슬픔과 기쁨에 출렁인다. 내 스승으로 삼는다.

봄봄봄

언덕배기에 산수유가 선웃음을 날린다. 제비꽃 살풋 고개 숙이고 쑥은 쑥쑥 올라와 푸르른 향내로 길손의 손길을 맞으리. 길가에 넌출넌출 수양버들 팔 벌리니 흰머리 휘파람새 그 품에 집을 짓고, 벌판은 꽉 짜인 풍경화. 실바람에 꽃비가 내린다. 좁은 길 굽은 길 연분홍 점묘화가 지천이다. 벚꽃이 진다고 애달플 건 없네. 봄볕은 벚나무 아래 곳간을 열어 이팝꽃 팡팡 나누네. 이팝꽃 곁 철쭉이 오동통 꽃망울 앙다물고 머지않아 여민 가슴 열어보이리. 꽃비, 걱정 없다. 벚꽃은 바람에 휘날릴 때가 절정인걸. 절정에서 스러지는 저 눈부신 산화, 달콤한 봄날이다. ..... 앞 산, 키 큰 소나무가 팔 벌려 새들을 부르고 단풍나무가 아직 마른 잎을 떨치지 못하는 사이 눈치 빠른 놈은 뾰족 아기새부리 같은 여린 잎을 내..

축하, 선물들 + + +

3/ 20 동작 빠른 한샘의 꽃을 받고 보니 출간이 실감난다. 낮엔 친구 자임이 다녀가고, 저녁엔 아들 며늘이 다녀갔다. 모두 한 동작하는 ... 3/25 과천 한 시인댁에서 시인회의 식구들이 모였다. 다섯 번째라고 초를 다섯 개 준비한 한 샘의 센스, 고맙다. 화장하는 걸 잊어버린 얼굴, 뭐 할머니가 이 정도면 준수하지. 역시 배짱이다. 대녀의 특별한 선물 - 책을 많이 주문해 주었다. 오선생님의 아이디어로 '꽃쭐'도 나 보고... 모두 고맙다. 3/26 83세 문선배님의 선물, 가족과 한 잔도 하라신다. 왕 센스, 갑장 친구의 특별한 선물, 내게 어울리는 향에 이니셜까지. 3/29 이런 집밥 초대도 받고, 3/ 30 내게 힘을 주는, 장호진님과 어머니~~ 감사, 감사 3/31, sdu 인연들, 사당 ..

귀한 선물 - 전각

www.facebook.com/100014446591659/posts/1067002563791287/ Facebook에 로그인 메뉴를 열려면 alt + / 키 조합을 누르세요 www.facebook.com ☕ 전각 ° 盧貞淑(노정숙) 시인, 수필가. 갑골문과 금문으로 새김했다. 盧는 갑골문을 기준했다. 갑골문에는 화로와 호랑이가 나란히 있다. 금문에 들어서는 호랑이 몸이 화로에 들어가 있다. 貞의 갑골문은 솥(鼎) 위에 나뭇가지(卜) 같은 것이 꽂혀 있다. 卜(점 복)자다. 이것은 나뭇가지가 아니고 불에 태워서 갈라진 거북이 등껍질이다. 등껍질의 갈라진 모양을 보고 점술사가 점을 친 것이다. 금문을 지나 전서로 발전하면서 鼎(솥)은 貝(조개)로 바뀌었다. 貞의 형성 의미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淑은 금문..

호접란과 아펠란드라

성형외과 실밥을 뽑는 날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생각보다 잘 아물었다고 반색을 한다. 6개월 후에 만족한 결과가 안 나오면 재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걸로 끝이지 무슨.... 이렇게 생각했다. 남편도 다시는 못할 짓이라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세곡동 화원에 들렀다. 호접란 두개와 아펠란드라 둘을 샀다. 아펠란드라, 입에 설은 이름이다. 검색해보니 고향은 남미, 습기를 좋아하며 노란꽃이 핀다고 한다. 뭐, 황송하게 꽃까지, 시원스런 이파리만으로도 어여쁘다. 무거워진 몸에 가뿐한 생명의 기운을 풍구질한다. 숙제가 걸려있다. 영감靈感님이 필요하다. 나의 여유작작이 흔들리고 있다.

한가로이

오랜만에 친구와 올가정원에 갔다. 내 책은 ok,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아서 가뿐하다. 친구는 서울 5월 전시와 미국 9월 전시를 앞두고 맘이 한가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생일을 앞당겨 둘이 조촐하게 밥을 먹었다. 내 책을 위해 그림 파일도 줬는데, 축하금까지 준다. 이건... 친구 생일 앞에 또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이런.... 내 맘에 드는 스웨이드 코트를 두 개 사서 좋은 것으로 고르라고 했다. 친구가 카멜을 골랐다. 난 카키를 입을 것인데 다시 보니 네이비도 있다. 네이비를 또 주문했다. 한동안 잊었던 쇼핑을 한 건 지난 토요일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옷이 안 맞는다. 집콕하면서 3킬로 이상 늘었다. 좋아하던 양피 스커트는 아예 안 들어간다. 몸을 줄여야 하나... 옷을 새로 장만해야 하나...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