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7

여행준비 - 코로나 검사

마을버스 삼척행 2차에 8명 모집인데 한 자리를 얻었다. 은수와 첫 여행지였던 수녀원건물이 멋진 미술관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공사 중에 머문 2박을 떠올리니 궁금증이 발동한다. 일행을 위한 배려로 비오는 어제, 탄천종합운동장에 가서 드라이브스루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으나 검사는 간단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음성 문자를 받았다. 참 별 걸 다 해본다. 아무 증상도 없기에 걱정하진 않았지만, 인간이 참 나약한 것이 그동안 맘이 착 가라앉았다. 혹시라도 양성이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건지... 혼란한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으니까. 이제 가방을 챙긴다. 날씨가 추울 것도 같고, 더울 것도 같고. 또 침낭을 가져오라는 걸 보니 잠자리가 쾌적하지는 않을 듯도 하고. 일회용 사용 않는다고 자신의..

위로 - 태경 자장가

기분이 꿀꿀할 때 태경이가 불러준 이 자장가를 들으면 맘이 푸근해지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오래전 지리산에서 목을 다쳐서 끙끙대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때 태경이가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불러 준 자장가다. 이제 중학생이 되었는데, 지 아빠만큼 번쩍 커버렸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게 내 습성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늙어가는구나. 너!

동지들의 근황 - 홍천에서

홍천의 송작가 집을 찾았다. 우리집에서 픽업을 해주었다. 3인이 한 차로. 숯불닭갈비 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들어갔다. 몇 번 와 봤는데... 마당이 단정해지고, 송작가 말로 '세미나실'이 생겼다. 마당 옆에 콘테이너를 들이고 큰 책상을 놓았다. 미리 세미나를 하면 내가 '깽판'을 놓겠다고 해서인지 무차별 수다만 풀었다. 내 글을 한 편씩 읽고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들은 내 마중물이자 죽비인걸. 오래된 수필 동지들은 눈빛만 봐도 뚜르르 일상이 그려진다. 부모님의 안부와 부부 사이, 자녀들 근황까지. 서로 격없이 털어놓음으로 가벼워지고 위로도 된다. 아무일 없는 오늘에 감사한다. 지난 목욜, 청천벽력의 비보를 듣고 멀리 한일병원으로 달려갔다. 만 60세 부군과 영이별을 한 문우를..

어제의 행적

https://m.blog.naver.com/vipapple/222351604201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에서 김동숙 소설가 북토크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 김동숙 소설가 북토크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596 ... blog.naver.com 내 2시간 반 행적이다. 설렁설렁 덜렁이 기록 보다 더 소상하니 그대로 모셔왔다. -------------------------------------------------------------- 김동숙 작가의 퇴촌 수업에 응원차 갔다. 아침 9시에 모여 한 차로 씽씽 달려서 10시 전에 도착, 동네책방의 보라색 문에 들어섰다. 얼결에 2시간 수업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생각지 못한 환대에 놀랍고 민망스러웠다. 한편에서는 내 책 사인도 하..

늙은 말을 만나다

어제 지인과 점심을 하면서 들은 정보다. 우리집에서 10분 거리에 말타는 곳이 있다고 한다. 식사 중에 이번 토욜에 손녀가 말타고 싶다고 예약해 달라는 전화를 받으며 나온 이야기다. 손녀를 데리고 몇 번 다녀왔다고 한다. 나는 저녁에 바로 예약하고 오늘 오전에 갔다. 4.5킬로 10분 이내 거리다. 준비하고 기다리며 유리창 너머 실내에서 넘들이 말 타는 모습을 본다. 다행히 나는 야외에서 탔다. 이쁜 코치가 상냥도 하다. 말의 수명이 25년 정도인데 얘는 20살이고, 이름은 킹덤, 역시 굿~~ '가라', '서라' 신호보내는 것과 그냥 걷는 평보만 했다. 내릴 때 얘를 안고 스스르 내리는 것까지. 20분 승마체험에 7마넌, 45분에 16마넌이다. 이런~~ 사악한 가격. 몽골에서 들판을 달리던 것 생각하면 ..

『피어라, 오늘』 노정숙 작가를 만나다

www.post24.kr/13580 ≪포스트24≫ 『피어라, 오늘』 노정숙 작가를 만나다 노정숙 작가. www.post24.kr 『피어라, 오늘』 노정숙 작가를 만나다 연명지 기자 | 기사입력 2021/05/10 [09:56] ▶나비도 좋아하는, 꽃을 품은 시인이며 수필가인 노정숙 작가를 만났다.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다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주고 그래도 잃은 건 하나도 없다” 는 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며, 모국어로 웃는 작가에게 오늘은, 늘 새롭고 다정하다. 전화위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남천처럼 『피어라, 오늘』 이 에세이집이 코로나 시대의 위로가 되어 활짝 피어나길 바랍니다. Q : 『피어라, 오늘』은 어떤 수필집인가요? A : 제 다섯 번째 수필집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 많..

원래 효자~~

지방에 가 있다는 아들한테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남편이 하는 말, "효자됐네" 아들 "원래 효자지" ㅋㅋ 그래, 그래~~ 웃어야지. 어버이가 모두 안 계신 우리는 어제 어른들을 찾아뵈었다. 세째 숙부님댁에 들려 두 분을 모시고 큰고모님이 막내아들네와 합한 집을 찾았다. 큰모모님은 98세, 아버님의 누님인데 아직 정정하시다. 점심을 사먹고 가려고 했는데, 벌써 회와 매운탕을 준비해 두었다고 한다. 식구들 모두 일터에 가고 낮에 홀로 계시는 건 마찬가지인데, 고모님 얼굴이 환하고 잠도 잘 온다고 하신다. 국어선생님이셨던 작은 아버님은 누님의 일생을 집필하고 싶다고 하신다. 고모님의 일생은 모파상의 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것이라고 한다. 이 땅의 모든 여자의 일생이 그렇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다. 베란다 ..

어린이날 - 탄천

오락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을 탄천으로 이끌었다. 태경네는 어젯밤에 와서 자고, 아들네는 오전에 왔다. 어린이날 선물은 봉투로 주고, 어버이날 선물로 영양제와 안마기, 머플러를 받았다. 아, 그림까지. 아들 딸에게 주는 거 보다 받는 게 훨 많아졌다. 노인이 된 느낌도 있다. 누구한테건 퍽퍽 줄 수 있을 때가 좋은 거다. 하긴 마흔이 넘은 아들 딸도 그런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예전 풍경에 더하기 마스크, 언제나 벗으려나... 태경이 흑역사가 있는 징검다리~~ ㅋㅋ 어릴 때, 저 징검다리에 퐁당 빠졌는데.... 내가 막 웃었던 일이 엊그제 같다. 중학생이 된 태경이, 삼촌이 용돈을 주니까 저는 이제 어린이가 아니란다. 통통해진 시경이, 날아다니던 게 옛일이다. 아직도 겁이 나는지 나보고 다리로 건너오라고 ..

'부활' - 이태석 신부 10주기 다큐

아래 카톡을 받고 영화 검색을 하니 롯데시네마 수지점에 1시 상영이 있다. 오랜만에 남편과 동반. 처음 오는 이 영화관은 완전 vip좌석이다. 간격도 넓고 리클라이너 의자도 완전 좋다. 손수건 준비하라고 하던데... 손수건 보다 목울대가 너무 아팠다. 눈물은 절로 흐르지만 가슴이 조인다. 선한 사람의 영향력이 이렇게 널리 퍼지는 건, 아직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다. 누구에게든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 되는 것은 나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 구수환 감독의 나레이션이 투박하지만 진정성 있어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면 좋겠다. 돌아보니 넓은 영화관에서 13명이 봤다. ■ 故 이태석 신부가 뿌린 사랑, 의사 57명으로 '부활'하다 불교신자인 감독은 왜, 은퇴자금을 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