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7

공명의 집 - 단합회

인제, '공명의 집' 쥔장이신 허순애 선생님이 선정위원들을 초대했다. 며칠 전에 받은 허 선생의 책을 밤새 다 읽었다. 맹난자 선생님의 제자로 18년 만에 낸 첫 책이다. 54년생으로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어마무지한 경험을 한 분이다. 짐작할 수 조차 없는 세계부동산협회 부회장이라는 직함이 놀랍고, 지금도 피지에 모텔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카리나를 7년 동안 배우며 불고 있고, 컬러에널리스트다. 다양한 경력과 경험의 소유자다. 기대와 설렘으로 아침을 맞고 9시 잠실역에서 조대표와 일행과 만났다. 이 책을 읽으며 켄 윌버의 가 떠올랐다. 표4에 맹난자 선생님의 글을 보니 확실해졌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자아탐구가 이어진다. 춘천 삼교리동치미막국수집에서 점심을 먹고, 백담사를 향..

위로

나로 인해 확진자가 되어 병원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나온 두 사람에게 꽃을 보냈다. 장미를 받아보니 기분 좋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일주일도 안 되어 폐기처분하게 되었다. 그래서 화분으로. 꽃을 바라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을 조금 길게 맞으면 좋겠다. 잃은 것 안에서 얻은 것을 찾은 시간이 되었기를. 오랜 지병인 편두통과 최근에 생긴 허리 통증이 완전 없어졌다는 내 중딩 친구는 코로나에 감사한단다. 수필 동지, 호은님은 고생하고 겁먹은 느낌, 다행히 가족들이 모두 음성인 것에 감사한단다. 나는 과일 한 바구니로 또 위로를 받았다. 문우 권선생에게

청폐탕과 무조청

토욜, 사위가 15일만에 퇴원했다. 8킬로가 빠졌다고 한다. 친구가 내게 두 번이나 만들어준 무조청을 만들어서 딸네 집에 갔다. 레시피를 받아보니 보통 정성을 들이는 게 아니다. 나는 그나마 차 트렁크에 절반을 쏟았다. ㅠㅠ 우째 이런 일이... . 차에서 식혜냄새가 진동한다. 어쨌거나 첫 번은 절반 실패, 다시 제대로 만들어야지. 나눌 사람이 많다.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한 사위가 제일 타격이 크다. 죽을만큼 아팠다고 한다. 거기에 비하면 너무 이른 퇴원인 듯도 싶다. 일산병원에서 코로나 마지막 환자라고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니 다행이고, 딸도 회복한 듯하여 다행이다. 사위는 이 상태에서 건강 챙기면 좋겠다. 8킬로 빠져서야 예전 얼굴로 돌아왔다. 친구는 병원에서 일주일 앓고 지난 주 토욜부터는 다 나은..

민망한 개선장군

격리 열흘이 끝났다. 8시 30분에 퇴소 절차를 밟고, 택시를 불러 9시 40분에 집에 도착했다. 남편의 격리는 나흘이 더 남았다. 청소도 잘 하고 화분에 물도 주었고... 세탁기 돌렸다는 데서 빵, 터졌지만. 양호하다. 그런데... 나는 열흘 동안 몸무게가 1도 줄지를 않았다. 남편은 집에 먹을 게 지천인데도 걱정하고 잠 못 자느라 3킬로가 줄었다고 한다. 집에서 한두 끼니 겨우 먹는데,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입이라도 대니.... 그리고 운동량은 없고. 그래도 좀 염치없다. 이제 친구도 회복세고, 사위도 회복 중이다. 날짜만 잘 지나길 바란다. 대녀는 성게, 문어죽을 보냈고, 누군 고기를 보내왔고, 초당옥수수도 와 있다. 자가격리자를 위한 구호물품도 한 박스 와 있다. 그야말로 장 안 보고도 한참 살겠..

흔들리며 볕바라기

베란다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잘 찍은 풍경이다. 왼쪽의 저 위 도로로 아침이면 퇴소자를 실은 차가 나가고, 오후에는 새 사람을 태운 구급차가 들어온다. 그리곤 적막~~~ 개망초의 낭창한 허리는 잔바람에도 살랑거린다. 초록이 주는 위로에 젖는다. 어제 저 아래서 사람의 모습을 처음 봤다. 나름 운동을 하고 있는 듯, 아무렇지도 않았던 풍경이 애틋해지는 시간이다. 이곳의 패턴을 다 외웠다. 아침 7시가 지나면 방송이 시작된다. 아침식사를 준비할 것이니 복도에 인기척이 나도 절대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방송이다. 그 후 아침식사 준비가 끝났으니 속히 방으로 가져가라는 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나면 소독을 할 것이니 시끄러워도 문을 절대 열면 안 된다는 방송. 이어 점심, 저녁도 그렇게 진행된다. 인..

격리, 산을 넘다

절반을 넘긴 건 고지가 코앞인 거다. 오늘 아침, 다행히 친구가 열이 떨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사위는 아직도 고열과 통증을 오가고 있다. 그래도 병원에 있으니 믿고 기다려야지. 아들 내외는 내일 퇴소 예정이고, 딸도 이변이 없으면 토욜 퇴원한단다. 한가로운 시간이 흘러가는데 여유로운 마음이 안 든다. 경험해도 좋은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해야 하는 또 다른 경험인 게다. 이제 무조건 달려드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주는 듯하다. 무한 긍정 마인드라도 나로 인한, 아니, 나도 피해자이지만.... 넘들의 번거로움과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창밖 풍경을 내다보니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린다. 반가운 바람, 아직 볕이 내리지 않은 이른 시간, 오늘도 내내 고요할 게다. 오늘이 대학로 연극을 보러..

격리생활

격리, 두 밤 자고 사흘째다. 난 어디서나 적응을 잘해, 이렇게 세뇌를 하며 새 시간을 맞는다. 방송과 휴대폰으로 소통하고, 인기척만 느끼고 인기척에 가까이 다가가면 절대 안 된다. 나를 보여줘서도 안 되고, 누군가를 봐서도 안된다. 이런 세상이라니. 누구는 책 실컷 읽겠다고 했는데... 그건 늘 집에서 하는 일이기에 이곳에서 책을 덮어두기로 했다. 책을 멀리 하고, 티비를 가까이 두었다. 이곳 티비는 6개 정도 체널이 나온다. 그 중에 EBS 를 주로 본다. 집에서 안 보던 티비가 신선하다. 밥은 양이 많다. 절반도 못 먹고 버린다. 적당한 공복감도 간간이 느끼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그립다. 매끼니 나오는 고기반찬, 쳐다만 봐도 벌써 니글거린다. 지금 여기서는 평소에 많이 못하던 짓을 해야한다. 게..

천지간 소통

새로운 경험치고는 너무도 난감하다. 어제까지 음성이었던 친구가 밤새 열나고 아파서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거부당하고 코로나 검사 다시 받아 음성이 나왔단다. 나 만난 다음 날 만난 언니도 양성, 다행히 언니는 무증상이라고 한다. 친구와 친구언니는 병원으로 간단다. 정말 민망하다. 해마다 서로 생일을 챙겨주는 중딩 친구다. 깔끔쟁이 친구라서 5인실이 괴로울 듯, 걱정된다. 첫 밤을 보내고 아침에 엑스레이 찍는데 나 혼자다. 조~용한 복도를 지나 방송을 듣고, 전화로 지시를 따른다. 혈압과 체온, 산소포화도를 하루에 두 번씩 체크한다. 앱으로. 엑스레이 검사 결과는 좋지 않으나 증상이 없다니 조금이라도 이상있으면 바로 연락하라고 한다. 카톡과 페북.. 블로그가 열려있고, 안 쓰던 노트북을 가져와서 쓰려니 버벅..

세상에나 --- 코로나 양성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5406869?sid=001 서울시의원 가족 코로나 확진…서울시-시의회 비상(종합)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시의원 가족 중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10일 오후 예정된 본회의가 취소됐다. 10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A의원의 가족 n.news.naver.com 오중석 시의원입니다. 먼저 좋지 않은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6월 10일 3시에 코로나 양성판정되었습니다. 언론에서 접하신 것처럼 저로 인한 전파자로 국회가 셧다운 되고 서울시의회 본회의도 연기되었습니다.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편과 불안과 업무 차질을 겪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

미리 생일

담주 내 생일을 당겨서 토욜 식구들이 모였다. 아들네는 숙성회, 딸네는 회, 아구찜을 준비해 왔다. 며늘은 물김치를 담아오고,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잔뜩 가져오고, 딸은 샌들을 선물했다. 맘에 쏙든다. 아들은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트고, 며늘은 내일 부산 놀러간다고 해서 일찍 보냈다. 비건인 아들내외가 가고, 지난 번 선물받은 오겹살을 구워 다시 술판이 벌어져 우리는 와인 1병, 사위는 소주3병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며늘이 주문해 온 케잌, 거듭 축하받고, 블루베리 케잌이라 맛도 좋다. 태경인 밤에 엄마한테 잔소리 듣고 운다. 덩치는 산만한데 마음은 여리다. 이제 억울한 일 있으면 울지말고 소리를 지르라고 했더니, 시경이가 형이 저한테 소리 많이 지른다며 안된다고 한다. ㅋㅋ 딸 친구가 보낸 꽃다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