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8

동백, 떨어지다

동백꽃 피면 누군가 부르려고 맘먹고 있는데... 아침에 나가니 봉오리 두개가 떨어져 있다. 춥다고 들여놓고 건조했나보다. 이런~~ 앙다문 봉오리에 붉은 기운을 듬뿍 품은 폼새가 건강해 보였는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닌거다. 탄탄해 보이는 저 꽃봉오리, 문 열기가 힘든 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너무 완벽하고 꼼꼼한 사람은 곁을 주기 어렵지만, 무너지기도 쉽지 않을까. 사이 사이에 바람이 드나들수 있는 헐렁한 게 좋다. 아고~~ 미안타

슈틀렌, 선물을 받고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먹는다는 슈틀렌, 빵 위에 흰눈이 소복히 쌓였다. 우즈 티백커피까지. '우즈'를 '우즈벡'으로 읽으며 잠시 그리움에 잠기고... 요즘 오독을 즐기는 듯. 어제와 변함없는 오늘, 중늙은이 둘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서로의 일에 분주하다. 각자 잘 노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 중대판결은 코로나 우울을 자극한다. 뭔지 모르는 거 투성이지만 맘이 서글퍼진다. 슈틀렌이 당지기 않는다. 그냥 쳐다보고... 있다. 북 치는 소년 김종삼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이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견딜 수 없네 - 노래

오래된 노래가 가족방 톡에 올라왔다. 아들 목소리 듣는 걸로 다시 올려봤는데, 이곳에서는 몇 번 클릭을 해야 들을 수 있다. 지금 보니 이 글은 노래가 되기 어려운 글인데 며늘이 잘 작곡을 한 거다. 시엄니 책을 열심히 읽고, 작곡까지 했으니 대견하다. 견딜 수 없네 노정숙 시 김연님 작곡 오중석 노래 기어이 보호시설로 내처졌다. 오른쪽 팔과 다리가 몇 봄이 지나도록 기척이 없다. 시시로 질금대는 똥오줌질, 가그린을 통째로 부어도 가시지 않는 입 냄새, 통제 불능의 몸뚱이. 난들 삼빡하게 살고 싶지 않았겠어. 나도 한땐 뚜르르 폼 나게 살았지. 지하도에 웅크린 땟국 절은 손을 외면한 적 없고, 신문지 밖으로 나온 발을 보면 내 발까지 시렸어. 더 받은 거스름돈 꼬박꼬박 돌려주고, 내 식구 군식구 가리지 ..

번개 만남

사촌 동생이 낚시를 해서 우럭과 쭈구미를 가져 왔다. 마침 겆절이를 시작하고 있었는데... 새우숙주볶음과 빈대떡을 꺼내고, 감자채전을 즉석으로 했다. 남편은 소주, 3인은 화이트와인과 함께 늦은 점심을 거하게 먹고. 이야기만 풍성하게 하고 저녁은 배불러서 못 먹고 헤어졌다. 사촌 동생의 짝, 김서방은 김서방보다 만물통 '김기자'가 어울린다. 처가에 가서도 주방을 담당한다. 못하는 게 없다. 우리집에 와서도 부엌을 장악하고 요리 강연도 한다. 회를 썰고, 쭈꾸미도 직접 데쳤다. 지역 신문을 운영하며, 초딩 3학년부터 중딩3학년까지 40명의 기자단을 이끌고 있는데, 이들을 훈련시키고 나면 이들의 활동에 놀라운 일이 많다. 해마다 하는 1박 2일 캠프를 통해 스스로 위계질서와 협동, 배려를 다 배운다고 한다...

환대, 힐링

토욜, 남편이 친구들과 동해안 1박 여행을 떠났다. "푹 쉬어~~ "이러고 갔다. 집에 있어도 특별히 해주는 것도 없는데 맘이 헐렁하고 느긋해진다. 오전에 페북에서 블친 미루님이 안양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오후에 분당에 가도 되냐고 한다. 그럼요. 된장국 끓여주겠다고 집으로 오라고 했다. 4시경에 왔다. 미루님은 교장샘으로 정년, 아니 작년인가 명퇴를 했다. 그리고도 야학 등 뜻깊은 봉사를 하고 있다. 이제 어머니와 일주일에 나흘 사는 것을 시작했다. 집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힘이 좀 들었고... 비혼 딸이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시는 건 공식이다. 우리 친구들도 보면... 지혜롭게 잘 해나가리가 믿는다. 모녀가 쿨한 성격이다. 돈쓰는 문제에도 감동이다. 나눔에서도 배려를 잊지않는 마음이 어여쁘다. 6시경 ..

닦는 일

수수백년만에 손세차를 맡기고 산책을 했다. 이모네서 얻어온 김치, 양파에서 물이 흘러 요상한 냄새가 부르스. 트렁크 크리닝에 거금 투척. 워낙 차를 함부로 쓰기는 하지만 동승한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면 안 되니까. 사는 게 그렇지 겉으론 멀쩡해도 속에서 악취가 나지 그 속이 다 보이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어쩌다 맘밝은 사람을 만나면 지레 겁이 나서 뜨끔하지 그러니 겉을 너무 꾸미지 않는 게 좋지 이렇게 말하면서 느는 게 뻔뻔이고 배짱이지 지지지~ 애비~~ 늘어진 맘도 가끔 벅벅 닦아야지 마음을 닦으며 노는 데 책 만큼 좋은 게 없다. 오늘 아들이 보낸 책이다. 물론 내가 고른 것이고... 또 두둑해졌다.

구름카페문학상 - 겨우겨우

행사를 50명으로 제한해서 치뤘다. 그야말로 구름카페문학상에 어울리는 카페를 어렵게 찾았다. 논현동의 '모스가든'를 통째로 3시간 빌렸다. 올해 수상자는 권남희 수필가와 류창희 수필가다. 모두 맹렬하게 활동하고 강의를 하는 선생님이다. 신인상 - 박용달, 김재숙, 이문숙, 조혜진, 김선아님 수상 구름카페문학상의 하이라트인 장미꽃 세러머니도 조촐하게 수상자들의 수상소감까지 듣고 점심 커피와 디저트까지 역대 가장 조촐한 기념사진 축하객으로 온 분 중에 10년 넘어 만난 동문, 서로 여전하다며 ~~ 거짓말을 하고, 대전에서 온 강샘도 만나고, 예기치 않은 반가운 분들을 만났다. 깁스하고 온 유회장, ㅠㅠ 헤어지기 아쉬워 한 컷, 또 한 컷~ 중정이 있는 카페, 그 안에 서너그루의 올리브나무를 보면서 부산에서 ..

미리 잔치

토욜에 친정 조카들을 불렀다. 세 가족 7명이 오고 우리식구도 아들과 딸네 식구, 모두 14명이 모였다.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애들이 더 걱정이다. 엄마 일하지 말라고... 아들은 장어와 고기를 준비해 온다하고, 딸은 연어를 가져온다고 한다. 나도 시레기국, 유부초밥, 셀러드, 버섯새우탕... 나름 준비했다. 아들이 청와대 선물세트를 받았다고 가져왔다. 담양 대잎술은 너무 순하다. 맛만 보고.... 와인과 소주를 많이 마셨다. 함께 있던 취나물, 고사리, 버섯은 조카들 나누어 주었다. 오랜만에 더 오래 묵은 이야기들을 하며 밤늦도록 놀다 헤어졌다. 다음에는 막내 성상이네서 모이기로 했다. 시어른과 함께 사니 친정식구들 밥해 준 일이 없었다. 손님은 늘 치뤘지만 시집식구들이었다. 이제 친정식구들과도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