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8

생일 - 3인

3일 지난 아들 생일, 당일 사위 생일, 담주 오빠생일이다. 오빠는 음력이니 몇 년만에 가까이 만난다. 오랜만에 딸네집에서 세 사람의 생일을 구실로 모였다. 5인이 와인1병과 소주 6병을 비웠다. 며늘과 나는 운전 담당이라 건배만 하고... 태경이 시경인 코로나19 시작하고 확~ 찐자가 되었다. 날아다니던 시경이도 묵직해졌다. 서로 푸짐하게 선물을 주고 받고... 덩달아 나도 선물 많이 받고. 몇 해만에 오빠까지 함께 해서 뿌듯한 하루, 모두 모두 고맙다. 회를 시키고, 매운탕 끓고 단호박스프, 미역국,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육전, 취나물밥을 했다. 모두 맛나게 비웠다. 사위는 딸에게 모든 걸 다 잘한다고 칭찬하다. 아들과 며늘도 서로 칭찬하다. 별거 아닌 걸 서로 추켜세우는 게 웃기기까지 한다. 너..

시인회의 집밥 3

비가 억수로 오는 목요일, 시인회의 모임을 과천 한 시인댁에서 했다. 지난 번에도 부엌에 모셔진 이 항아리가 눈길을 끌었는데, 사진을 못 찍었다. 이 항아리에 이틀 물을 받아 두었다가 쓴다고 한다. 참으로 번거로운 일인데... 고전적 정수기다. 이 정성을 생각하니 어떤 엄숙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간단히 김밥을 먹자고 했는데, 쥔장 맘이라고 한다. 곤드레밥을 직접하고, 미역국, 강된장, 감자전, 황태구이, 오리고기, 밑반찬에 김치... 또 황송한 밥상을 받았다. 무한리필되는 드립커피에 과일까지. 많이 놀고 시는 조금 보고 ... 4시경 출발했는데 시원한 빗줄기를 가르며 슬금슬금 왔다. 이제 정말로 시에 몰두를 해 봐야겠다. 스스로 다짐하는 의미로 이렇게 남긴다.

새로운 분기모임

친정조카가 집으로 초대를 했다. 장조카 부부, 작은집 막내 부부. 제대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세 조카부부다. 남자 다섯은 와인 세병과 산삼주 한병을 비우고, 여자들은 화이트와인 한 병도 남기고, 왕수다. 앞으로 분기별로 만나자고 한다. 이제 조카들도 나이 50이 넘으니 휴식이 필요한가 보다. 조카며늘의 입을 통해 조카들이 하는 가장노릇을 들으니 거의 짐작한 그대로다. 장조카가 커다란 텐트를 사고 주말 캠핑 생활을 시작했단다. 막내들은 텐트 못 친다고 지레 손사래다. 수다 시간들이 훌쩍 지나가고 6시가 다 되어서 집에 왔다. 내내 먹고 와서 저녁 패스~ 밤에 조카며늘이 단톡방을 만들었다. 시고모인 나는 꼰대짓을 하지 말아야지... 장조카가 이번에 런칭한 침대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주고 있다. 막내와 세째 오빠..

한국 가곡 전상서 - 정경

정경 교수의 공연을 남편친구 부부와 갔다. 청담 cgv에 가기 전 저녁을 먹고, 메뉴 성공. 입구에서 열체크를 하고 QR코드로 신분기록을 하고 입장한다. 좌석도 널널하게 거리두기를 해놨다. 는 토, 객, 한, 맥, 연을 주제로 노래를 부른다. 10대부터 100세까지 관객을 아우르는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 잊고 사는 역사의식을 깨우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꿈을 이야기 한다. 언젠가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오페라마 공연장을 세워, 흑인의 우수성을 알리고 위로하고 싶다고 한다. 모든 인종을 아우르는 오페라마를 만들어 세계에 알리고 싶단다. 관객과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성악과 지망하는 고3에게 들여줄 말을 질문했는데 '예술가는 선물을 하는 사람이다' 예술가는 광대로서 남에게 기쁨을 주고 위로를 주는 것이 목..

시인회의 집밥 2

지난 달에는 과천, 한시인 집에서 첫 집밥을 먹고, 두 번째로 우리집에 초대를 했다. 오랜 시간 함께 놀아준 동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장만했다. 2인은 조금 늦게 와서 사진에 없고, 2인은 아쉽게도 불참이고 9명이 모였다. 손샘이랑 나만 빈손이고 모두 멋진 시를 만들어 갔다. 바라만 봐도 뿌듯하다. 다음 달에는 일산, 최샘 댁에서 모이기로 했다. 이것도 코로나가 만든 새로운 풍속도다. 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235916986489521&id=100002137556915 최연숙 그 시인의 집은 과연 갤러리였다. 100호 차밭 그림부터 눈이 시원한 블루색상의 몇 점 추상화가 넓은 벽 딱 맞는 자리에 걸려 퍽 멋졌다. 집수리를 꽤 오래 하시더니 차분하고 모..

황송한 일들 - 생일

토요일, 아들이 일요일 지방 출장을 간다고 미리 생일상을 차려줬다. 며늘이 집에서 해준다고... 자연산 회를 주문하고 매운탕, 미역국, 잡채... 와인 두 병을 마시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하지 마라"는 당부를 하니 아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 대리운전을 불러 집에 오다. 아들 며늘의 선물, 천연화장품과, 현금, 스벅카드, 책이 두 권 - 아들 후배가 세계여행을 하면서 썼다는 '쓰레기책'과 며늘이 준 '일간 이설아 수필집' - 돈이 되는 수필집? 일요일에 조정숙이 보낸 떡케잌 월욜, 생일날 M선배님과 C씨 만나 서현 긴자에서 점심, 내가 예약해두었는데... 선배님이 화장실 가신다고 나가셔서 식사비 내심 ㅠㅠ 죄송, 황송.... 한옥찻집에 갔다가 주차 못하..

변화 -문인회

코로나19로 인해 출판기념회와 총회가 취소되고 임원들만 모여서 조촐하게 회장 이취임식을 했다. 4년동안 열심히 일한 김산옥 회장에게 감사패와 꽃, 과일바구니를 선물했다. 정깊은 심성으로 안팎을 살뜰하게 잘 꾸렸다. 신임회장 유정림, 앞으로 정림씨의 시대가 새롭게 열릴 것을 기대한다. 젊은 감각과 추진력을 믿으며... 교수님의 감사 인사 낮 달맞이꽃이라니... 해맞이꽃이라 해야하지 않을까. 요즘 자꾸 꽃에 눈이 간다. 저 특별한 꽃을 준비하기 위해 어제 정림씨랑 세곡동 화훼단지까지 갔다. 붉은 카라, 우리집에도 모셔왔다. 이렇게 꽃들도 변종을 꿈꾼다, 아니 변이를 시작했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조용히 전이된다.

오우가 소풍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오우가 친구들과 탄천에서 모였다. 코로나 시대에 만석인 식당에 가기 꺼려지니 궁리한 것이다. 모처럼 나와서 그런지 엄청 더웠다. 집에서 느끼지 못하는 계절감이다. 어느새 완전 여름이 온 거다. 좋은 자리를 잡았다. 정자에 돗자리를 깔고 ... 길게 앉기도 하고 짧게 앉기도 하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다. 시를 읊어야 하는 분위기인데... 오늘 담당은 K, 집밥의 고수다. 아들네와 아래 위층에 살면서 아들네 세 식구의 밥을 기쁘게 전담하고 있다. 집에서 만든 3색 수제 인절미, 이걸 아침마다 먹을만큼 만든다고 한다. 후식에 커피, 과일, 오미자차 공원이 한가롭다. 가끔 산책하는 사람이 보이는데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다. ㅇㅈ친구는 마당에서 캔, 루꼴라 화분 하나씩에 파리에서 데려온 목..

시인회의 집밥

코로나땜시 몇 달만에 시인회의 모임을 한샘의 이사한 집에서 했다. 과천에 새로지은 아파트 7층이다. 교동마님답게 아파트 느낌 안나는 대궐같은 집이다. 10명이 널널하게 앉은 식탁, 집밥 전문답게 거하게 차렸다. 오래 놀고, 시 합평은 간단히 5시 넘어 헤어져 집에 오니 또 든든하다. 쥔장이 들려준, 과천의 행복찹쌀떡과 마당있는 집에서 거두어온 미나리와 쌈거리들... 배워서 남주는 거, 참 좋은 거다. 혜민씨의 켈리 솜씨, 9명 모두에게 각자의 시를 적어주었다. 세상에 1개 밖에 없는 선물이다. 늙막까지 혼자 즐기며, 또 나눌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 종 노정숙 대대로 종만 만들었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 울지 못하고 매달려 있는 종들 아래서 숫된 그의 눈과 마주 쳤을 때 우리는 원시의 언어로 하나가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