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5

스승의 날이라고

3인과 윤교수님을 모셨다. 두 주 전에 예약하고 드디어 '헬로 오드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처음, 왁자한 분위기때문에 당황스러웠는데 음식이 모두 맛있어서 용서가 되었다. 차는 넓은 식물원?으로 이동해서 마시니 좀 나았다. 가끔씩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감사했다. 아, 스승의 날이라고 수필반에서 좀 과한 를 받았다. 나도 과하게 한 턱 쏘는 걸로. 364일은 '학생의 날'이다. 나도 학생이다. 학생이 좋다. 91세 윤교수님, 84세 문선배님... 함께 한 27년 세월 사진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지만 이 청보라색 꽃이 어찌나 이쁜지...

아들에게 2

준비 없이 광야로 나간 아들아 투표에는 집단지성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씁쓸한 현실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진심'만 통하는 정치가 요원하다는 것을 나는 느꼈는데, 너는 여전히 환한 표정이구나. 무슨 일을 하건 그것이 최상이라던 네 습성도 여전하고. 그렇다해도 난 네가 아깝다. 정치하며 칭찬받기는 우주여행 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에, 난 아들이 아깝다. 어제 개소식을 했는데 어미인 내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 고맙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너는 또 그것을 최선으로 여기리라 믿는다. 옥상 천막사무실을 생각한 건 잘 한 일이다. 인사말 중에 사람들이 웃은 구절이 있었다는 것도 다행이다. " 저는 20대 후반에 첫 직장을 국회의원실 인턴으로 시작했고 제가 모시는 국회의원을 빛내주는 보좌진 역할만큼은 ..

태경시경과 노래방, 당구장

지난 토욜, 딸네 식구가 와서 자고 갔다. 사위가 할아버지와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걸 생각해서 당구장을 몇 번 다녔다고 한다. 저녁 전에 당구장 행~~ 오랜만에 승원, 승민이 다녀가고... 밥을 안 먹고 가서 걸린다. 저녁은 삼겹살로.... 포식을 하고, 수수백년만에 노래방을 갔다가 한밤중에 귀가. 월욜 주문한 생화 화분이 안 와서 태경이가 급하게 만든 종이꽃 ㅋㅋ 중2 태경이 아빠보다 크고, 중1 시경은 나보다 크다. 태경인 약간 쑥스러워하고 시경인 잘 논다. 나는 도무지 생각나는 노래가 없다. 다시 노래 공부를 해야할까보다. 애들 부르는 노래 가사가 직설적이라 세태가 읽혀진다. 가끔 이런 시간 갖는 거 좋겠다.

조카들과

조카들 모임에 우리 부부를 초대한다. 남편은 자기는 안가겠다고 빼다가 '이번까지만'이라며 함께 갔다. 장조카네 세컨하우스다. 집안에 있던 작은 개들은 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마당에 세 마리가 있다. 아파트에는 고양이가 네 마리 있다. 집 앞이 미리네 성지 순례길이다. 자임네서 얻어다 준 금낭화가 자리를 잡았다. 숫컷 두 마리는 잘 싸워서 줄을 매놓았다. 순한 암컷은 목줄없이 맘대로 다닌다. 산 물이 흐르던 연못은 윗집 공사중에 훼손되어서 지금은 물이 안 내려온다. 조카의 아들, 동환이가 바이크를 타고 와서 합류했다. 그동안 집에서 하던 음식을 집근처 '153 산골가든'에서 닭볶음과 백숙, 보리굴비로 점심을 먹고 집에서는 후식만하니 간단하다. 처음 본 곰표 맥주로 입가심, 커피와 케잌, 떡을 또 먹고... ..

특별한 집밥

대모산 중턱에 사는 후배가 선배 3인을 초대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지금도 산소호흡기를 달고 사는 선배님을 위한 배려다. 난 덩달아 호사를 하고. 연약한 분이 2.5킬로 호흡기를 24시간 들고 다녀야한다. 3시간짜리라서 중간에 충전도 했다. "잘 먹고 기분도 좋은데 다만 혼자서 숨을 못 쉴 뿐"이라고 농담을 하시니 다행이다. 8개월째라는데... 어서 자유로워지시길 빈다. 에피타이저로 ABC 쥬스, 문숙 레시피로 만들었다는 야채스프 - 간강한 맛이다. 화이트와인도 한 잔씩 마시고 바로 내린 캐냐AA와 디저트까지 포식을 했다. 냥이도 인사시키고 ... 요즘 집집마다 냥이가 아기다.

사람볕이 그립다

한필애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냈다. 시인회의 동인이 모여 축하했다. 과타박스라 불리는 우리의 합평장소, 한 시인 집에서. 시인의 말 시가 나를 호명할 때 비로소 붉은 피톨이 가열하게 박동한다 두 번째 시집을 엮은 후 여기까지 오는데 14년이 걸렸다 묵혀 두었던 시들을 거풍하여 묶고 보니 그리움에 대한 시편이 많다 돌아보니 모두가 그리움이다 온 세상이 코로나19 팬데믹에 허우적거린다 위안과 위로가 필요하다 사람볕이 몹시 그리운 시절이다 한 시인의 화관을 돌려가며 쓰고 ㅋㅋㅋ ㅎㅎㅎ

월하오작

탄천으로 서현까지 걸어서 미용실에 갔다. 두 달만에 단장을 하고 모임에 갔지만 아무도 미용실을 다녀온지 알아보지 못한다. ㅋㅋ 2년만인가. 월하오작, 5명 완전체가 반달 아래 모였다. 여행팀이기도 한 오랜 문우들이라 격의가 없다. 몸이 전하는 비명을 예민하게 알아차려 충성을 다하고들 있다. ... 바람직한 자세다. 아니 어찌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렇게 겸손모드가 절실한 시간이 되었다. 식당의 첫 손님이다. 5인은 제주행을 계획했다. 돌아와 바로 폭풍 검색, 다음날 예약 완료. 6월 9일부터 제주에서 5박, 즐거울 일만 남았다. 서서히 거풍을 한다.

만나고, 먹고

4/ 1 오우가 모임으로 오랜만에 Y네 집에 모였다. 시아버지가 오미크론 양성이라서 한 친구가 못 오고 4인이 점심. 손 많이 가는 반찬들과 속편한 밥을 먹고, 이 반찬을 많이 해서 모두 싸줬다. 직접 만든 보리빵까지. 잔뜩 들려보내는 엄마 맘 엄마 손이다. 4/ 4 한옥반점에서 자임네 부부와 점심. 율동공원 입구에 있는 한옥이다. 2만원짜리 점심 코스를 먹었는데, 맛은 좋은데 어수선하다. 코스의 순서가 뒤바뀌니 좀 아쉬웠다. 자리를 옮겨 빵 한쪽과 커피까지 마시고 헤어졌다. 화창한 날씨가 아까워 중앙공원을 한 바퀴를 걷고 오다. 이곳에 오니 '파세르' 시절이 생각난다. 4/ 5 메종 드 라 카페에서 5인 모임 몇 달만에 윤교수님을 모시고 식사했다. 비싸면서 맛있는 음식에 무거운 주제, 떠날 준비를 하고..

새 숨

곱게 단풍 들어 데려온 초설. 푸르고 푸르게 있더니 여리여리 연둣빛 새 순을 올렸다. 생명의 기척이 기특해 자주 들여다본다. 숨탄것들 이리 치열한데, 속시끄러운 마음을 홀로 삭혀야 한다. 내 속시끄러움이 세상에 아무 힘이 되지도 못하면서 왜이리 막연한 불안함이 ... 잘 되겠지....... 낙관이 어렵지만 내 특기가 낙관 아닌가. 생명을 이어가는 어여쁜 얘들에게 배운다. 다소곳이 내 안에서 자가 거풍, 거풍~ 핑크 수국을 오래 즐기고, 꽃대를 자르고 베란다에 두었더니 이리 튼실한 잎이 올라온다. 반갑다 수국~ 죽은 듯 있던 담쟁이도 봄기척을 했다. 이 어엿한 생명이라니. 여리여리 연둣빛 싹을 올리는 초설을 베란다 밖 화분걸이에 올려 햇빛에 가까이 두니 색이 이리 변한다. 새부리 쫑곳 새우고 빛을 받아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