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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리

나는 히키코모리 - 김 민 크리스털 컵에는 빙하기 마지막 별 한 모금 * 오랜만에 호수를 바라보며 낮술을 마셨다. 파문이 끊이지 않는 호수를 보며, 흔들리는 것들만 먹고 산다는 를 떠올렸다. 오늘의 화두는 였다. 나는 바람에게 그대를 평온하게 해 주라고 명한다. 누군가에게 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것은 작가적 소양이 다분하다는 말과 같다고 해석하는 것은 나만의 관점일까. Idir & Karen Matheson - A Vava Inouva 2

놀자, 책이랑 2010.04.29

절반 해방

7개월 동안 4대가 한 지붕에서 북적이다가 어제 2대가 저희집으로 갔다. 이제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외증조 할아버지와 증조 할머니만 남았다. 갑자기 고령화가 된 집안은 적막모드가 되었다. 오늘 낮엔 결혼식에 다녀오고. 바로 메신저로 외손자들을 봤다. 녀석은 우리를 알아보는지 모르는지 리모콘만 가지고 띡띡대고 있다. 내리사랑은 영원한 짝사랑이다. 손자들이 오면 반갑고, 가면 더욱 반갑다더니... 아직은 눈에 어린다. 이제부터 절반이긴 하지만 해방을 누려야지. 눈을 감고, 닿아보지 않은 해변을 미리 맨발로 걷는다. Bob Martin - Salisbury Beach

완전 봄

작년에 얻어둔 꽃씨를 아직도 전해주지 못해 순성원(친구 순성이의 화원)에 갔다. 태경이 요즘은 외할머니 껌이라서 붙이고 갔다. 할머니답게.ㅋㅋ 화분들이 많은 사잇길를 잘도 걷는다. 어서 가자는 건지. 할머니 가방들고 먼저 나간다. 하우스 안이라 이곳은 완전 봄이다. 이 멋쟁이 수양벚꽃은 꽃잔치 한창이다. 철쭉은 벌써 꽃이 왔다 갔단다. 녀석이 으찌나 앵앵거리며 비싸게 구는지. 친구랑 수다는 다음을 기약하고...,

봄트림

오랜만에 친구네를 갔는데 입구에서 깜짝 놀랐다. 통화하면서 듣기는 했지만, 저렇게 건물이 들어설 줄은 몰랐다. 도로를 낼때는 안 나타나다가 어느날 저런 모양새로 척척 시야를 가리면 참 난감하다. 어쩌겠는가. 제 땅에 제 맘대로 짓는 것을. 에이........ 친구네 울타리 안은 봄준비로 웅성인다. 살살 내리는 비로 음침한 날씨지만 그 봄비 뿌리 깊이 스며들며 잎새를 쑥쑥 밀어올리고 있다. 저 생명의 기침소리.. 뒷마당의 이팝나무, 햇살 좋은 곳에서는 벌써 이팝꽃이 피었더구만, 이곳은 우리집보다 3,4도가 낮은 기온이라서 꽃피기가 더디다. 작년 가을에 심은 수선화다. 구근을 따로 거두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올라온 꽃이다. 아주 기특하다. 같은 수선화인데 얘는 아직 꽃대를 밀어올리지 못했다. 얘가 꽃 나처럼..

알딸딸

저녁에 '추노' 마지막 편을 보면서 냄편과 딸은 스타우트를 마시고, 나는 복분자에 꼬냑, 얼음을 타서... 홀짝홀짝 들이켰다. tv를 보면서는 무엇가 동시 행동을 해야할 것 같은 강박관이 있다.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이라고... ' 그누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모든 예술의 추구하는 바라고 하지만, 슬며시 그것을 타파, 아니 부정해 보고싶은 객기가 들기도 한다. 역시. 알딸딸해서 해롱거리는 생각인지.

아들 둘, 딸 둘

물푸레 마을에 갔다. 이쁜 이름처럼 산이 가까이 있어서 공기가 달랐다. 아이 넷을 혼자 손으로 키우는 아들의 선배집이다. 연년생 아들을 데리고 어찌 살지 걱정이 태산인 딸이 보고싶어해서 함께 갔다. 집안 곳곳이 잘 정리되어 있고, 위로 아들 둘은 펄펄 뛰고 난리부르스다. 가운데 딸은 완전 공주, 양산에 하이힐을 쓰고 얌전히 패션쇼를 한다. 막내 13개월 되는 딸은 낯가림 중이라 엄마한테 착 달라붙어 있다. 거실 두 면을 차지하는 어린이 책들은 서평을 써서 상품으로 탄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8시에 재우고, 새벽 6시 30분 기상시간까지가 엄마의 자유시간이란다. 첫아기 임신때부터 본 아기엄마는 여전히 예쁘고 씩씩하다. 전체적으로 몸무게가 불었지만 환한 웃음은 여전하다. 어쩌면 저렇게 성격이 밝을..

멋진 84세

조동민, 어제 모임에서 만난 새 얼굴이다. 이영자 교수님이 과분하게 소개해서 면구스러웠는데, 난 그분의 나이를 듣고 띵~ 했다. 84세, 정정하신 어른들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그렇게 멋스러운 분은 처음이다. 할머니라는 호칭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모와 분위기에 절로 머리를 조아리게 한다. 조지훈 시인의 여동생이라는 그 분, 조지훈 시와 자신의 시 낭송 끝부분에 맛만 보인 노래가 귓가에 아쉽다. 풍류가 사그러들지 않은 목소리는 그야말로 뭇사내의 가슴을 흔들었을 듯하다. 당당하고 멋진 노년의 모습을 보는 것은 희망이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가 세상을 떠난 나이다. 8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