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중딩 친구

칠부능선 2023. 11. 8. 21:15

금순이가 시드니에서 7년만에 나왔다.

카톡방에 친구 7인이 날짜 정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난 월욜, 미숙이 묘소를 가기로 했다. 친구 넷과 미숙이 언니와 동생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중간, 중간 셋을 픽업해서 일산 자연애수목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오니 수목장이 정리가 다 되었다. 어설프던 모습이 완전 변신했다.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금세 찾았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고, 언니와 동생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중딩 시절에 자주 친구 집 놀러갔었다. 여섯 살 위 언니와 세 살 아래 남동생은 여전했다.

후덕하신 미숙이 엄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싱글로 빨리 가버린 친구 미숙이는 '성녀'와 닮아 내 글에도 등장한다.

7년만에 만난 금순이도 그대로다. 그야말로 '굳세게' 잘 살아서 아들, 딸 모두 시드니에서 자리를 잡았다.

비가 오다 볕이 들다 하루종일 변덕을 부리던 날씨에 미숙이 곁에서 오래 못 있고 내려와 식당에 갔다.

동네 식당에 주차하면서 내가 주차된 차를 살짝 건드렸다. 조심성 없기는... 비도 오고 ... 마침 주인이 쳐다보고 있었던 거다. 거의 흔적은 없지만 어쨌거나 닿았으니... 전번을 주고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에서 나오니 전화가 왔다. 벤츠였는데 5만원을 달라고 한다. 칠을 해야한다나... 죄송하고 감사하다 하고 얼른 송금했다. 그나마 싼값의 수업료를 치뤘다. 착한 미숙이가 보호한 듯.

동네 소박한 찻집을 찾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 하다 헤어졌다.

갈 때 2시간 30분, 올때는 3시간 넘게 걸렸다. 그래도 흐믓한 하루.

7일, 화욜에 인사동에서 중딩 친구 6명이 옥정에서 점심을 먹고, 한옥찻집에 갔다.

이제 자주 나오겠다고 금순이 회비를 모으자고 한다. ㅋㅋ

80년대에 이민 가면 80년대 사고상식으로 산다더니 맞다. 70이 다 된 우리가 무슨 회비냐고 화들짝 놀란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 떠나야 하는데 돈이 문제냐고. 자주 나오기만 하라고 입을 모은다.

금순이 이번에 백내장 수술을 하고 간단다. 가족들 모두 나와서 돌아가고 혼자 더 있는 거다.

내 중3 짝꿍 홍정숙은 금순이 가는 다음 날 시드니를 간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는 열흘 여행이 잡혀있고... 모두 분주하다. 아직 다리가 떨리지 않으니 다행이긴 하다.

여기 조르르 내 중딩 짝꿍이다. 고딩 짝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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