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쯤 전에 잡은 약속이다.
현대수필 창간 멤버인 오정 * 정화* 선배님과 청담동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오 선배님은 끝까지 잘 나이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25년동안 강의하던 것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정리를 하는 중에 나도 선택된거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내가 밥 산 생각은 안 나고, 선배님댁에서 집밥을 몇 번 먹은 기억과 청담동에 있는 근사하고 특별한 밥들이 생각난다. 그 중에 '도수향'이 특히 기억나는데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정갈한 도시락 밥이 참으로 전무후무 근사했는데....
차를 마시고 나와서 근처에 '문정희 시인 길'을 걸었다.
경기고등학교 담 옆이다.
길을 걸으며 연신 사진을 찍으며, 디카 시를 쓴다.
이 풍경을 보며, <파티죤> 이라 한다. 낙엽이 뷔페 음식 차려놓은 것으로 보이는가 보다. ㅎ
"광개토대왕 모자 같지 않아? " 모자 사이에 낮달이 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지만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야" ㅋㅋ
두 선배님은 성격이 대조적이다.
아주 조용한 정 선배, 말소리도 조근조근 속삭인다. 모난 곳 없는 소녀스러운 맑음.
에너지 왕성한 오 선배, 우선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다. 겪은 일, 한 일이 너무 많아 이야기를 듣다보면 기승전 자기 자랑이 된다.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모두 사실이니까.
두 선배의 만남도 <현대수필>과 함께 시작했다고 한다. 32년 세월이다. 그 중 나는 27년 정도.
오 선배의 닉이 <함께>다. 오늘 특별한 함께에 감사, 감사~~
청정구역이라는 청담역도 함께 걸었다.
우리 집에 기거하고 있는 얘 이름을 알았다.
정 선배의 커피와 양말, 오 선배의 쿠키 선물을 받아오고, 난 시집과 손수건을 드렸다.
고마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