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사는 류창희 선생의 네 번째 책이다.
논어에세이 <빈빈>의 후속으로 논어의 완결편이라고 할까.
부산 여러 도서관에서 논어 강독 20년을 넘게 한 선생의 저력이 차고 넘친다.
메타 수필, 그야말로 새로운 수필이다.
우울한 유년을 명랑모드로, 무거운 전언은 가볍게, 비통을 통쾌로, 논어에 얹어 푼다.
할아버지 수염 잡는 손자처럼, "논어야 놀자~" 하며
공자를 아예 '까도남, 앙드레 공, 공셰프' - 짱구 공자, 키다리 공자, 재즈 공자, 종합예술인으로 본다.
이 친근감 넘치는 뒷담에 공자는 더이상 '고리타분'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일상으로 바짝 다가온다. 공자가 솔직하다고 했는데 작가야말로 솔직하다. 그 용감한 솔직에 나는 목이 맨다.
어제 저녁에 잡고 밤에 다 읽었다. 어찌나 언술이 촘촘한지 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듯하다.
공자가 힘을 빼고 슬쩍 슬쩍 웃는다. 젊은이들도 충분히 좋아할 것 같다.
아, 조만간 손주를 위해 <사자소학> <추구>를 교본 삼아 동화수필을 쓸수도 있겠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에 박수를 보내며,
노자, 장자와 노닐것 같은 작가의 내일이 기대된다.
수영만에 있는 '요트 알로하' 가 표지 모델이 되었다.
바라만 봐도 가슴이 뛴다... 철없는 내 역마살~
배냇저고리를 입은 그날부터 벌거벗은 적이 없다.
글은 나를 감싸주고 품과 격을 입혀주는 혼魂이다.
수필을 벗 삼고, 수필을 스승 삼는다.
글의 스타일도 빼어나게 잘 쓰기보다 타타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여眞如하게
한편의 수필답게 잘 살기를 꿈꾼다.
수필의 돛을 세운 항해에서
나만의 패턴을 담은 수의壽依 한 벌 마련하고,
'쓰다가다' 그거면 됐다.
혼백의 닻을 내리는 그날까지, 타타타~ 메타!
-표 4
이런~~ 내가 못하는 걸 너무도 잘 하는 류창희 선생님.
부드러움 속, 맹렬함이 부. 럽. 다.
'놀자, 책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수필 아포리아>, <어떤 숲의 전설> (0) | 2020.01.21 |
---|---|
뮤지코필리아 / 올리버 색스 (0) | 2020.01.20 |
이탈로 칼비노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0) | 2020.01.14 |
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0) | 2020.01.08 |
항암, 시간의 바다를 건너다 / 조계환 (0) | 2020.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