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히스롭의 <섬> - 스피나롱가

칠부능선 2018. 6. 19. 22:25

 

       스피나롱가 섬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 목적지는 플라카였는데 그 버스는 그곳까지 가지않고 엘룬다라는 곳에서 내려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 중딩 정도 되는 아이가 또박또박 천천히 알려준다. 나는 졸다가 부랴부랴 내렸다.

       스피나롱가는 우리나라의 소록도 같은 곳이다. 플라카는 소록도가 코 앞에 보이는 녹동항 같은 곳이고.

       우리는 엎어진 김에 점심도 먹고 배를 더 길게 타고 가기로 했다.

 

 

 

 

 

 

바다에 떠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생 오징어 튀김이라 맛이 좋다.

 

  

 

 

                                                                           

 

 

 

 

선장의 아들인 듯한 아이가 맨발로 배를 휘젓고 다니더니 부두가 다가오니 신발을 신었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엘룬다~ 엘룬다' 외치며 한몫을 한다.

 

 

 

 

빅토리아 히슬롭의 <섬>은 크레타 섬  북쪽 바다에 있는 스피나롱가 섬을 배경으로 여자 4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도에 작은 점으로 표시되는 섬은 1903년 부터 1957년까지 실제 나병환자의 요양소였다.

플라카 마을에서 수영을 해서 건널 수 있는 거리의 유배지,

<섬>을 읽으며 섬에 아내와 딸을 실어보내야 했던 선량하고 속깊은 한 남자의 생애를 안타까이 바라보았었.

나병환자촌에서 절망만 있는 게 아니다. 아내는 죽었지만, 둘째 딸은 완치해서 돌아온다. 좋은 남자도 만나고.

사랑과 연민과 인간애가 진하게 오간다.

 

 

 

부두에 내리니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들도 <섬>을 읽고 왔을까.

 

 

 

 

 

 

섬에 살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

거센 바람을 등지고 내 길을 간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남자를 보면서 ... 머러카락을 기르고도 싶고 밀고도 싶었는지.

뜬금없이 짬짜면을 생각하며...

 

 

 

 

 

 

죄인도 아닌 사람들이 고향을 지척에 두고 갇혀 살았다.

당시 천형이었던 나병환자라는 이유로... 우리나는 아직도 소록도가 있지 않은가.

소록도에도 못 가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