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偶吟(우음)
남명 조식
사람이 선비를 사랑하는 것은( 人之愛正士는)
범의 그 가죽을 좋아하는 마음이네(好虎皮相似라)
생전에 죽이고 싶어 하지만(生前欲殺之나)
사후에는 칭찬을 하는 것이네(死後方稱美라)
모름지기 작가는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아두어야 한다는
샘의 말씀대로 시청앞으로 갔다.
방송국의 크레인 중계차 위에 올라가서
만 개를 준비했다는 만장, 그 거대한 물결을 보았다.
어찌 잊으리,
어찌 버리리.
그래도 난,
그의 '오래된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이상정치 실현의 한계를 일찌기 간파한 남명의 기개를
새삼 새긴다.
민암부(民巖, 백성이 위험할 수 있다)
남명 조식
백성의 마음보다 위태한 것은 없지만(險莫危於民心)
폭군만 아니라면 다 같은 동포라네.(非暴君則同胞)
동포를 원수로 만드는 건(仁胞爲敵讐)
누가 그렇게 하는 것인가?(庸誰使而然乎)
........
임금 하나로 말미암아 편안하게도 되고(自我安之)
임금 하나로 위태롭게 되기도 한다네.(自我危爾)
백성들의 마음 위험하다 말하지 마소(莫曰民巖)
백성들의 마음은 위험하지 않다네.(民巖矣)
왕조시대의 선비나 벼슬아치들이라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표현이다.
맨몸으로 산 바보 노무현은
지금쯤 저 세상에서 몇 수 위인 남명을 만나 혼나고 있지 않을까.
저쪽에
근무 중(?)인 아들은 신문사 앵글에 잡히고.
그도 종일 젖었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