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학교 가는 길>

칠부능선 2009. 5. 10. 10:49

 

아들이 주고 간 이란 영화 <학교 가는 길>을 보고는 어제는 하루종일 먹먹했다.

<천국의 아이들>이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같은 영화를 보면서는 간간이 피식 웃기도 했는데.

자연의 삶이라기 보다 극빈의 삶이다.

 

여섯 살쯤 되었을까. 머리에 수건을 쓴 볼이 붉은 여자 아이.

옆집 남자 친구가 책을 읽는 소리를 부럽게 바라본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읽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다.

달걀 네 개를 팔면 공책과 연필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공책과 연필만 있어면 학교에 가는 줄 안다.

엄마 몰래 달걀 4개을 들고 시장으로 나선다.

결국 두 개는 깨뜨리고 천신만고(참 진부하구만) 끝에 두 개를 팔아 공책 한 권과 바꾼다.

연필 대신 엄마의 립스틱을 들고 나선다.

학교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중에 만난 아이들은 탈레반과 미국군으로 나누는 전쟁놀이 중이다.

실감을 넘어 살기까지 번득인다.

잠시 포로로 잡히기도 하지만 오직 학교에 가야한다는 마음으로 용감하게 탈출한다.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종이배를 따라 여자 학교에 도착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쫒겨난다.

 

나는 아이가 학교를 찾아 가는 가는 길에 동행하면서도,

한편으론 집에 끈으로 묶어둔 동생이 내내 걱정되었는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영화는 끝났다.

 

아이가 주인공인 영화지만 도저히 웃음이 나지않는,

심각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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