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 슈테판 헤름린 1 진정 즐겁게 산보하고자 하는 이들은 태양을 마주보고 간다고 오린 노래했다. 우리가 인(Inn)강 다리를 건널 때 태양은 동쪽 산등성이에 맞닿아 있었다. 넓고 끝없이 긴 계곡의 가운데께에 있는 다리 위에서 나는 선생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 채 한 순간 마냥 정지해 있었다. 빠르게 흐르는, 회색빛이 감도는 초록색 강물 바닥에서 나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송어떼를 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계곡이 끝나는 저 멀리 남쪽의 산을 쳐다 보았고, 그 산을 나는 나의 산이라고 불렀으며, 영원히 그 이름을 잊지 않았다. 라 마르냐. 그리고 그 높이 있던 하늘, 그건 얼마나 아득하였던가. 그때 그 하늘이 어쩌면 그토록 고요할 수가 있었는지, 아직도 구름이 엉켜질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