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끄러운 날 괜스레 막걸리가 생각난다. 언젠가 관악산 중턱쯤 오르다 비 맞고 내려와 포장마차에서 마신 막걸리. 취하시오 / 샤를 보들레르 항상 취해있어야 한다.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그대의 허리를 땅으로 굽히게 하는 무서운 시간의 중압을 느끼지 않게 하는 유일.. 놀자, 사람이랑 2007.11.29
그 사람, 윤택수 그 사람, 윤택수 김서령이 쓴 ‘그에게 열광하다’를 읽고 어찌 윤택수를 찾아보지 않겠는가. 윤택수가 기억하는 유소년 시절의 풍경은 우리 산과 들에 지천인 숨 붙어 있는 모든 것과 관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절절하다. 쉰다랑, 은굴, 가맛골, 소라실 - 새뜻한 우리말이 때굴거리고, 샤머니즘과 유.. 수필. 시 - 발표작 2007.11.20
하루 말없는 것이 위로가 되는 시간, 큰 강 하나를 건너는 것이 힘겨운...... 그러나 흐뭇함도 따르니 다행이다. 오늘은. Wild Rover- 떠돌이 방랑자 (Irish Song ) 놀자, 사람이랑 2007.11.18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 /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버릴 수 있나 버릴 수 있나 헛된 자존심과 이기심의 허물 버릴 수 있나 아무렇게나 나를 방황했던 자유로움을... 시작할텐가 시작할텐가 내가 충고함에 서두리지 말게 시작할텐가 부탁하네 값싼 외로움앞에 현재를 잃지 말게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였던게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말라 했던거지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결국 이상들은 사라져 버렸지 기억하는가 현실에 정말 잔인하게 단꿈을 개우지 텅빈 방황을 깨우는 멜로디에 눈물을 삼킨날 잊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이렇게 다시 저려오네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의 친구였던거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말라 했던거지 사랑은 눈물이 고독은 타버린 재버린 재가 되어 흐르고 끝난거지 언젠가 서로를 어루 만지겠지 놀자, 책이랑 2007.11.11
이제사... 동경 딸네집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한다고 이름붙이고 온식구 일본으로 떠났다. 신입사원 아들도 어렵게 휴가를 냈다. 아버님은 여전히 펄펄(?)하시고, 어머니는 작년보다 훨씬 못 걸으신다. 나리타공항에서 딸과 사위가 합류. 아사쿠사를 시작으로 동경 관광. 동경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는 이곳에서 향를 쏘이면.. 낯선 길에서 2007.11.08
그 여자, 담양일대 정자를 돌아보는 이번 문학기행의 절정은 가사문학관에서 이정옥 해설사를 만난 순간이었다. 가사문학의 단순한 해설이 아닌, 남도의 한(恨)과 정(情)을 고스란히 낭창낭창 휘어지는 목소리에 담고 온몸으로 흥을 전한다. 보는 이의 가슴까지 풍류로 들뜨게 했다. '견딜만 하면 .. 낯선 길에서 2007.11.01
여승 [女僧] / 백 석 여 승 - 백 석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낮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고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 시 - 필사 2007.10.19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 시 - 필사 2007.10.19
흰 부추꽃으로 /박남준 흰 부추꽃으로 - 박남준 몸이 서툴다 사는 일이 늘 그렇다 나무를 하다보면 자주 손등이나 다리 어디 찢기고 긁혀 돌아오는 길이 절뚝 거린다 하루해가 저문다 비로소 어둠이 고요한 것들을 빛나게 한다 별빛이 차다 불을 지펴야겠군 이것들 한때 숲을 이루며 저마다 깊어졌던 것들 아궁이 속에서 어.. 시 - 필사 2007.10.16
합일의 세계, 자연이 웃는다 / 김정옥 합일의 세계, 자연이 웃는다 광교산 자락, 전원마을에 자리한 작업실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온갖 꽃들이 즐비하다. 홍자색 초롱꽃 수줍게 미소 머금고, 맨드라미 함박웃음이 해사하다. 수련이 있는 연못에는 유유자적 비단잉어의 향연이 한가롭다. 햇살을 머리에 이고, 고개 숙인 해바라기를 보면 .. 그림 동네 200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