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잡은 약속이다. 정화신 선배님이 오래 감기를 앓고, 다음씨는 긴 여행을 여러번 다녀왔다. 선배님은 나랑 다음씨가 똑 닮았다고 한다. 나는 선배님과 다음씨가 똑 닮은꼴로 느껴진다. 성당봉사로 30년을 산 다음씨, 지금도 대부분 시간을 봉사에 할애한다. 내가 아는 지상의 천사다. 정 선배님은 조용한 카리스마, 다정한 글도 귀감이다. 서판교 '세렌' 에서 오~랜만에 내가 밥을 샀다. 도무지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 모임이다. 다음씨가 내게 천진스런 얼굴로 묻는다. "선배님은 다른 사람 흉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싫은 사람이 그렇게 없어요?"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왜 없겠는가. 내 귀한 시간에 그들을 언급하기조차 아까운 거다. 이리 좋은 사람도 자주 못 만나는데. 12시경 가서 브레이크타임까지. 한 자..